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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성징은행 지분 19% 국영기업에 매각
29일 헝다와 성징은행의 공시를 종합하면 헝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헝다난창(南昌)이 가지고 있는 성징은행의 비유통주(일종의 보호예수) 지분 19.93%를 국영기업인 성징파이낸스(盛京金控·성징진쿵)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성징파이낸스는 선양시 및 랴오닝성 정부가 주주인 국영기업이다.
헝다가 매각하는 성징은행의 지분은 모두 17억5315만7895주다. 매각가격은 주당 5.70위안으로 총 99억9300만위안(약 1조8300억원) 규모다. 매각 후 헝다의 성징은행 지분은 34.5%에서 14.57%로 줄어든다.
헝다는 “자사의 유동성 문제가 성징은행에 막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양수자인 국영기업을 대주주가 되면 성징은행의 경영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헝다는 또한 “동시에 자사가 보유한 성징은행의 지분 14.57%의 지분 가치 보장에도 도움이 된다”며 “이번 매각 건은 성징은행 측의 요구에 따라 매각 대금 전액은 자사가 성징은행에 대한 채무 상황에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헝다는 이번 매각 대금이 성징은행에 대한 채무 상황에 사용한다고 밝힌 만큼 추가 유동성을 확보한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헝다는 이날 2024년 만기 도래 달러 채권 보유자에게 4750만달러(약 559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헝다는 이미 지난 23일 지급해야할 달러 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82억원)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건은 지난주 채권 이자 지급일을 놓친 헝다가 채권 보유자들에게 이날 만기인 4750만달러의 이자 지급 등 같은 다른 용도로 자금을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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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가 일부 지분을 매각하긴 했지만 중국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 속에서 천문학적인 부채를 짊어진 헝다가 디폴트를 피하고 사업을 정상화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채권 등을 포함한 현재 헝다의 부채는 1조9700억위안(약 35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헝다 측이 비핵심 계열사 중 규모가 큰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자동차를 샤오미 등 다른 회사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는 사태를 관망하면서도 헝다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줄이려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정부는 궁지에 몰린 헝다의 일부 자산을 매입하도록 국영 기업이나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헝다가 결국 일부 채권의 공식 디폴트를 선언하고 핵심인 부동산 사업의 전체 또는 일부분을 당국의 통제하에 있는 국유기업에 넘기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이례적으로 주택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거론하기도 했다.
전날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24일 열린 3분기 화폐정책위원회 회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건강한 발전과 주택 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헝다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부동산 투자자들과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는 26일 저장성 항저우(杭州)시 우전(烏鎭)에서 개막한 세계인터넷대회 축사에서 “중국 거시경제는 전체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위험을 관리하고 통제해본 경험과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발전 전망은 매우 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