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 나쁜데 왜 가져가?”…내장 녹은 ‘썩은 게’ 팔고 되레 큰소리

충남 서천 수산시장서 게 30마리 구입
싱크대에 부은 게, 내장도 녹은 채 썩은 모습
수산시장 상인들도 “해당 상인이 고의 판매”
  • 등록 2024-04-24 오후 2:11:07

    수정 2024-04-24 오후 2:11:29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인천 소래포구와 노량진 수산시장 등에서 ‘썩은 게’ 논란이 인 가운데 이번에는 충청남도 서천의 한 수산시장에서 내장도 녹은 게를 고의로 판매했다는 의혹이 일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MBN 영상 캡처)
지난 23일 MBN의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주부 A씨는 홍원항에서 게 30마리가 든 게 한 상자를 구입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상자를 열고 깜짝 놀랐다. 게의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

코를 찌르는 비린내와 함께 내장이 다 녹은 채 썩은 모습이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이에 A씨는 게를 판매한 상인 B씨에 연락했고 B씨는 “손님이 게를 가져가는 과정에서 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B씨는 MBN과의 인터뷰에서도 “(게 상태가 담긴) 사진만 봐선 확인이 안된다”며 “게를 살 때 (상태가) 나쁘면 가져가지 말았어야지”라며 구매한 A씨를 탓했다.

그런데 사진을 본 수협 측의 반응은 달랐다.

수협 관계자는 “썩었다. 저 정도면 못 먹는다”며 “안 드신 게 천만다행”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주변 상인들도 해당 상인에 대해 “고의로 판매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예전에도 같은 일이 발생해 상인회에서 대신 보상해 준 적이 있다는 것.

한 상인 C씨는 “하루 전날 것을 뚜껑 여는 것까지 우리가 다 봤다”며 “‘설마 저거 오늘 팔려고 하느냐’고 했는데 (팔았더라)”라고 언급했다.

상인회 측은 “일부 상인 때문에 시장 전체가 매도당할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수협과 서천군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1월에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10대 학생에게 흑색 반점이 생긴 대게를 판매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온라인상에는 주부 D씨가 “고2 남학생인 아이가 친구와 수산시장에 구경 삼아 다녀왔다”며 “3시간쯤 뒤 검정 봉지 3개를 들고 집에 왔는데 봉지에서 썩은 듯한 비린내가 진동했다”며 대게 다리가 검게 변한 사진을 올렸다.

이후 논란이 일자 어류 칼럼니스트 김지민 씨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섭씨 22~24도의 실온과 섭씨 10도의 베란다에 방치해 놓은 대게들이 모두 흑변 현상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김 씨는 “대게의 검게 변한 부분은 ‘멜라닌 성분’이며 이는 인체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다”면서 대게를 시식했고 “활대게를 바로 쪄 먹었을 때에 비해서는 부드러움이 조금 덜하다. 뻣뻣하고 수분기도 날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여전히 단맛이 진하고 활게엔 없는 감칠맛이 매우 진하다”면서도 내장은 비린 맛이 강하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게를 판매한 상인은 노량진수산시장 상인징계심의위원회의 판단에 의해 퇴출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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