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 가지는 고질병으로 불리던 변동성 확대의 민낯이 드러난 이번 조정을 보고 “이제 강세장(Bull-run)은 끝났다”고 선언하는 전문가들이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앞으로 더 뛸테니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
14일(현지시간) 달러화로 거래되는 주요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11% 이상 오른 3만7400달러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단기 저점을 기록한 뒤 장기 보유자와 기관투자가 등을 중심으로 매수수요가 몰리면서 12월에 첫 2만달러를 넘은 비트코인은 올 새해를 2만9000달러 선에서 출발했고 거침없이 3만달러, 4만달러 선을 차례로 넘어섰다.
지난 8일에 4만2000만달러를 최고치를 찍은 뒤 쏟아져 나온 차익매물에 비트코인은 급락했다. 이틀 만에 1만1000달러, 26% 가까운 낙폭을 보이며 3만달러 선까지 위협받다가 현재 3만7000달러대 다시 올라선 것.
우선 친(親)비트코인 주의자들은 최근 랠리를 이끈 환경이 여전한 만큼 지금의 조정은 추가 상승을 노리고 저가 매수할 수 있는 호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헨리 아스래니언 가상자산부문 대표는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시장에 잇달아 진입하면서 사상 최고가 랠리가 가능했다”면서 이런 상황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비트코인 랠리가 끝났다고 볼 수 없단 생각이다.
실제로도 폴 투도 존스나 스탠리 드러큰밀러 등 월가를 대표하는 억만장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망설이던 투자자들을 시장에 참여시키는데 일조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스퀘어, 매스뮤추얼 등이 직접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페이팔은 가상자산 매매시스템을 도입한데 이어 가맹업체들로 하여금 올해부터 비트코인으로 지급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이번 급등락으로 인해 비트코인 랠리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데다 약세 일변도였던 달러화도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바벨 파이낸스의 사이먼스 첸 투자담당 대표는 “4만달러라는 고지를 달성한 것이 투자자에게 이익실현 욕구를 강하게 갖도록 했다”며 “이번에 나타난 조정은 예견됐던 것이긴 하지만, 가격 변동성 확대가 재확인된 만큼 매물 압박을 어느 정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달러화도 부분적으로 반등하면서 약세 기조를 벗어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부담요인으로 꼽았다.
시장이 안정을 찾고 변동성이 잦아드는 시점까지 숨고르기가 이어진다는 전망도 있다. 캐피탈닷컴의 데이빗 존스 수석시장 전략가는 “4만2000달러 선은 중요한 지점이었다”며 “사람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매일 올라가는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은 만큼 심리적 충격이 어느 정도 있었을 것이고 이로 인해 4만2000달러대를 다시 도달할 때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