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더 얼굴 볼 일 없다"…노조 "기회달라" 호소도 외면

푸르밀, 전직원에 '정리 해고' 통보
노조 반발…"사업종료 결정 철회하라"
  • 등록 2022-10-19 오후 12:58:10

    수정 2022-10-19 오후 12:58:10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롯데우유 전신의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적자 상황을 면치 못하고 최근 전직원에게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를 통지했다.

푸르밀 노조 측은 대표이사에 “직원이 살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지만, 단호한 대답만 돌아왔다고 밝혔다.

19일 YTN ‘뉴스라이더’에서 전화 연결을 진행한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회사를 강하게 비판하며 “정리해고 계획이 있었다면 미리 근로자들과 성실하게 대화를 하면서 활로를 찾을 수 있고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어떻게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고 말 한마디 없이 하루아침에 각 가정을 파탄내는 이런 살인행위를 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회사의 ‘법인 존속’을 지적하며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한 것밖에는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어려워서 직원들을 내보낸다는 회사에서 이 와중에도 자기들의 실리를 챙겨야 되느냐”고 따졌다.

앞서 푸르밀이 법인 청산이 아닌 법인 존속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며, 최대주주인 신준호 전 회장 일가가 수백억 원대의 법인세 면제 혜택을 위한 결정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대표이사와 진행한 면담에서 “운영하기 힘든 것 이해하겠다”, “직원이 살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 “이 시점에서 공개적인 매각을 하든 직원들이 살아갈 수 있고 일할 기회가 있다면 어떤 고통도 감내하면서 모든 것을 위임할 수 있다”고 사정했지만, 대표이사에겐 “더 이상 얼굴 볼 일이 없다”는 단호한 대답만 돌아왔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제품의 모습.(사진=뉴스1)
그는 노동조합을 질책하는 이들을 향해 “저희는 한국노총화학연맹 소속의 노동조합이고 44년 동안 회사가 유지되는 동안 쟁의 한 번, 파업 한 번 없었다”며 “작년과 재작년엔 계속 임금을 동결했다. 이 와중에도 회사가 힘들다 해서 반강제적으로 임금 삭감까지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김 위원장은 신 전 회장을 겨냥해 “오너라는 분은 임금 삭감 없이 100% 급여를 수령해가고 올해 초 수십억 원의 퇴직금을 받고 퇴사했다. 지금도 퇴사한 분이 매일 출퇴근을 하면서 정리해고에 대해 지시를 내리고 있다”며 신 전 회장이 현재까지도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계속해서 회사에 대화를 요구할 것이라며 “회사에 어떤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금전적으로 요구하고 이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점심께 푸르밀 전 직원들과 PB 제품 생산·판매 협력을 진행하던 유통업체들은 회사로부터 사업 종료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푸르밀은 오는 11월 30일부로 사업을 종료한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사진=푸르밀)
지난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한 푸르밀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지분율 60%)과 가족이 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 전 회장은 지난해 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으며, 현재 그의 아들인 신동환 사장이 단독으로 대표를 맡고 있다.

푸르밀은 2018년 신 전 회장이 취임한 뒤로 큰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로 시작해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으로 적자폭이 증가했다. 또 푸르밀은 지난달까지 LG생활건강과 인수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한순간에 생계를 위협받은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푸르밀 노조는 사측에 사업종료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현재 법적 대응을 위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푸르밀의 직원 수는 35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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