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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빈소에 방문한 조문객들은 대부분 전씨가 현직에 있던 시절 함께 했던 측근들이었다. 이틀째부터 대선후보 등 주요 정치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던 노 전 대통령 빈소와 비교하면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한 모습이다.
5공화국 마지막 민정수석이었던 김용갑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조문을 마치고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아무리 나쁜짓을 했다고 해도 국민들이 포용해야 하지 않나”라며 “(전씨의 내란죄)는 훗날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전두환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박철언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 또한 “(전씨는) 5·18과 관련해서 늘 가슴 아파하고, 희생과 유혈 사태가 있어서 괴로워했다”며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그런 역사들은 다 떠나보내고 국민 모두가 용서하고 화해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문객 중 현직 국회의원은 전날 방문한 전 전 대통령의 전(前) 사위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유일하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 40분쯤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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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나선 반 전 총장은 고인에 대해 “인간 모두가 명암이 있는데 명암이 특히 많은 인물이고 역사가 평가를 하는 것”이라며 “과가 많은 건 틀림없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용서를 빌고 화해하는 모습 보여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는 전씨의 지지자와 보수 유튜버들이 전씨의 행적을 옹호하고 5.18 민주화운동이 북한군의 남침이었다는 주장을 하는 등 일반인들이 대부분이었다.
5·18 당시 최초 발포 명령을 본인이 했다고 주장하는 신동국씨는 “전두환은 100% 발포 명령자가 아니다”며 “광주시민 학살한 것이 아니라 북한 특수군을 지켰다. 북한 특수군이 내려온 것을 100% 확신한다. 내가 발포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3남 전재만씨는 이날 늦은 오후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며, 둘째 며느리 박상아씨의 이름은 여전히 전광판에서 빠져있다. 전씨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5일장을 치른 뒤 오는 27일 발인할 예정이다. 장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향년 90세 나이로 숨졌다. 그는 자택 내에서 쓰러져 오전 8시 55분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 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전 대통령이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었으며 유족 측이 신고했다. 그는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그는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