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위’는 아니지만, 여전히 낮지 않은 수치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치를 분석해본 결과 해외 아동 송출 1위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다만 한국의 국제입양이 줄어드는 추세임에도, 한국이 높은 경제 수준과 낮은 출생아 수를 고려한다면 여전히 낮지 않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국제 비정부조직(NGO)인 ISS(International Social Service)는 매년 전 해 이루어진 국제입양의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2012년부터의 데이터를 보면 국제입양을 가장 많이 보내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2013년 러시아가 세계 최대 국제입양 수령국인 미국으로의 아동 송출을 법으로 금지하기 전까지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입양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하지만 출생아 대비 국제입양아 수를 따져보면 우리나라의 국제입양아가 중국보다 훨씬 많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의 상대적인 수치를 계산했을 때 중국은 천 명당 약 0.14명을 입양 보낸 반면, 한국은 약 0.99명을 입양 보냈다. 약 7배에 달하는 수치다.
순위권 국가 중에 한국보다 상대적인 수치가 높은 나라도 존재한다. 우크라이나와 헝가리다. 우크라이나는 천명 당 평균 약 1.03명을 헝가리는 천명 당 평균 약 1.67명을 해외로 입양보냈다.
다만 고려해야할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력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0년 기준 GDP 순위에서 한국은 10위를 기록했다. 각각 55, 56위인 우크라이나와 헝가리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순위다. 입양아동을 자국에서 키울 형편이 되지 못해 해외로 내보낸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ISS의 분석에 따르면 2004년 이후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제입양은 감소하고 있다. 한국도 2011년 입양특례법을 개정하고 국내입양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을 법으로 강제했다. ISS가 2020년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국제 입양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 누적 국제입양아 약 17만명… 아동 최선의 이익 추구해야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1955년부터 2021년까지 64년 간 16만 9,454명을 해외로 입양보냈다. 1953년 6.25 종전 이후 해외로 입양된 전쟁 고아들의 비공식적 통계까지 포함하면 20만명이 넘을 거라는 보고도 존재한다.
한국이 국제입양을 가장 많이 보낸 해는 1985년으로, 한 해에 8,837명을 해외로 입양 보냈다. 그 해 출생아 수는 약 65만 5천명으로, 출생아 천명 당 약 13.5명을 해외로 입양보낸 것이다. 노혜련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85년 당시 100명이 태어나면 1명 이상을 해외로 입양보낸 것인데, 이렇게 높은 수치는 우리나라에서밖에 찾아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국내입양을 우선 추진하는 것이 의무가 되었지만 여전히 기관의 이익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국제입양 비율이 높은 것”이라면서 “아동 최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1월 "해외입양 이대로 좋은가" 포럼을 개최하고 국제입양의 문제점과 원인에 대해 짚었다. 해당 포럼은 한국이 국제입양을 쉽게 보낼 수 있도록 '제도화'시킨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작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간 입양기관이 입양 건수별로 국내입양은 약 270만원, 해외입양은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을 받는다"면서 입양기관의 아동 상품화가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한국이 고아수출국 1위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 10위 국가임에도 여전히 국제입양 송출국 순위권에 들고있는 것에 대해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