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여의도 KB증권에서 만난 김영훈(81)씨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 공모청약 첫날이라 분위기를 보러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LG엔솔이 일반 청약을 실시한 지 30분 만에 청약 신청자가 54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현장 분위기는 차분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공모청약을 하러 증권사 객장을 방문하는 이들은 가족이나 주변 지인의 얘기에 치킨값, 커피값이나 벌어보자며 청약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꾸준히 대어급의 출현으로 공모투자 경험이 많아진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은 나름대로 1주 더 받는 전략을 확보하고 실천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찌감치 청약을 하기보다 청약 둘째 날 경쟁률을 충분히 지켜본 후에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에 청약하는 방법이 활용됐다. 김씨는 “이미 증권사 여러 곳에 계좌를 만들어 둔 상태여서 균등배분으로 1주라도 더 받으려면 경쟁률이 낮은 곳에 청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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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계좌를 활용한 청약 전략도 인기였다. 부모 또는 자매와 함께 증권사 객장을 찾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3인 가족이 최소 10주를 청약하면 총 150만원씩 450만원이 들지만, 균등으로 최소 1주씩을 받는다고 해도 최소 3주 이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천만원을 청약하는 것보다 1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알려졌다.
서영은(38)씨도 초등학생인 두 아이와 함께 청약을 위해 하이투자증권 여의도WM센터를 찾았다. 이미 미래에셋증권 계좌를 확보했음에도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 청약하려고 추가 계좌를 만들러 온 것이다. 하지만 LG엔솔 청약을 위한 신규계좌 개설은 이미 마무리됐다는 설명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서씨는 “남편과 여러 증권사의 계좌를 확보했다”며 “물량을 적게 확보한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면 균등배분으로 한 주 더 받을 수 있단 얘기에 혹시 몰라서 왔는데 허탕치고 말았다”고 아쉬워했다.
공모주 참여고객을 대상으로 포르쉐 타이칸 경품을 내건 신한금융투자로도 청약하려는 이들이 꾸준히 이어졌다. 1주당 공모가가 30만원으로 기존 공모주와 비교해 청약증거금이 많이 필요하다 보니 증권사 직원들도 10~20주 청약을 권하는 모습이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비대면 신규개설 청약이 17일까지여서 어제 예비청약자 방문이 많았다”며 “오늘은 은행 연계 계좌 개설만 가능해 온라인 개설에 대해서만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