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여름을 맞아 명품 브랜드들이 고무 소재 ‘러버 슈즈’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편안한 착용감에 실내화로 소비됐지만 프랑스 명품 발렌시아가(Balenciaga)가 러버 슈즈의 대명사 크록스(Crocs)와 협업 제품을 선보인 이후 일상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 ▲블랙핑크 제니 인스타그램. (사진=제니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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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발렌시아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선보인 크록스와의 협업 제품 ‘블랙러버 하드크록스 남성 샌들(119만5000원)’ 재고는 단 1개가 남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제품은 고무 소재 샌들로 크록스 디자인에 스트랩에는 발렌시아가 로고가 더해졌고 앞면과 뒷면에 실버 메탈로 된 발렌시아가 로고가 드러난 게 특징인 제품이다.
| ▲발렌시아가 블랙러버 하드크록스 남성 샌들. 가격은 119만5000원. (사진=발렌시아가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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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가는 지난 2018년부터 크록스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여왔다. 크록스의 러버 슈즈 제품은 편안함이 가장 큰 특징으로 연령층에 관계없이 인기가 많다. 최근 가수 블랙핑크 멤버 제니도 개인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에 발렌시아가와 ‘크록스’의 블랙 러버 부츠를 신어 화제가 됐다. 둥근 앞코가 특징인 롱 부츠 가격은 102만5000원으로 일반 가죽 부츠 가격 대비 60% 저렴한 수준으로 부담이 적다.
| ▲발렌시아가 크록스 마담 여성용 뮬. (사진=발렌시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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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가는 대중성이 높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봄 컬렉션에서 선보인 크록스에 8㎝ 높이 하이힐을 부착한 여성용 뮬 ‘크록스 마담(79만원)‘ 제품은 출시된지 며칠 만에 대부분 품절된 바 있다. 실내화나 슬리퍼로 신던 러버 슈즈가 일상 패션 아이템으로까지 확장한 셈이다.
러버 슈즈 인기에 명품 브랜드들도 관련 제품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구찌(Gucci)는 은은한 베이지톤의 ‘화이트GG 러버 남성 슬립온 샌들(61만원)’은 컷아웃 모티브 모노그램을 더해 구찌만의 매력을 살렸다. 프라다(Prada)의 ‘폼 러버 뮬(78만원)’은 프라다의 상징적인 트라이앵글 로고가 붙었다. 미우미우(Miumiu)의 ‘로고가 있는 러버 사보(84만원)’ 제품은 엠보싱 처리한 로고에 굽을 살려 여성성을 높였다. ‘어글리 슈즈(못생긴 신발)’ 열풍이 수년 째 이어져 오는 가운데 다소 투박한듯 하면서도 스타일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제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왼쪽부터 미우미우 로고가 있는 러버 사보(84만원), 프라다 폼 러버 뮬(78만원), 구찌 화이트GG 러버 남성 슬립온 샌들(61만원). (사진=각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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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관계자는 “요즘 MZ 세대들은 하이힐과 같은 불편한 신발을 거부하고 편안하고 실용적인 러버 슈즈를 패션 아이템으로 즐겨 찾는 경향이 있다”며 “비오는 날 맨발에 신기도 하지만 양말과 함께 코디를 해서 회사나 학교 일상 패션으로도 거부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