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을 활용해 중국 군사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린 중국의 슈퍼컴퓨터 관련 업체 7곳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대만 반도체업체들의 향후 행보에 대해 왕 메이화 대만 경제부 장관이 이 같이 공언했다.
지난주 미 상무부는 톈진 파이티움 정보기술, 선웨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상하이 고성능 집적회로 설계 센터, 진안·선전·우시·정저우 국립슈퍼컴퓨팅센터 등 7개 중국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 중 톈진 파이티움 정보기술은 워싱턴포스트(WP)가 중국 극초음속 무기 연구와 관련됐다고 지목한 업체로, 파이티움이 제조한 슈퍼컴퓨터는 중국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 반도체업체인 TSMC는 전날(13일) 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파이티움으로부터 더이상 주문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소식통은 “TSMC가 상무부 블랙리스트 발표 날인 이달 8일 전까지 받은 주문만 제공한 후 더 이상 파이티움에게 반도체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출규모가 크고 전 세계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는 TSMC에게는 블랙리스트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끊는 게 부담스럽지 않지만, 규모가 작은 반도체업체들에게는 부담이 큰 편이다.
실제 대만 알칩 테크놀로지의 경우 텐진 파이티움에 판매하는 반도체가 전체 매출액 중 무려 39%에 이르는 상황이다. 알칩 측은 “우리가 파이티움에 판매하는 제품이 이번 수출 행정규제(EAR)에 적용 받는 제품인지 판단하기 위해 미국 측 변호사가 현재 세부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 산업안전국(BIS)는 이와 관련, “만약 필요하다면 파이티움에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허가를 받으면 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