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직원들이 회사를 인수한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해 부당한 구조조정과 직원들의 생존권을 보상하라며 거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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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노조는 “MBK는 2015년 인수 당시 1조원을 투자해 홈플러스를 국내 굴지의 마트로 키우겠다고 약속했지만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은 채 매장을 팔아 1조9000억원을 빼 가고 배당금으로 1조2000억원을 가져 갔다”며 “홈플러스의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으로 직원 4000명이 줄었고 이를 메우기 위해 강제 전배와 인력 돌려막기 등 무리한 인력 운용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회사 측이 서울 동대문점과 경기 시화점에서 근무하는 조합원 2명을 지난 17일 자로 인근 익스프레스 매장에 강제 발령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거쳐야 할 3단계의 면담 절차도 약식으로 진행하며 사실상 강제로 인사발령을 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홈플러스를 떠나 최근 마트 업황 전체의 변화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를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소수의 이익 보장을 위해 무리한 방법을 이어가는 MBK와 경영진의 책임도 크다”고 강조했다.
MBK는 지난 2015년 9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테마섹(Temasek)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영국 테스코(Tesco PLC)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인수대금만 7조2000억원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바이아웃(buyout) 거래 기록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MBK 컨소시엄은 “홈플러스의 시장 선도적 지위와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2년간 1조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금조달 전략에 차질이 생긴 MBK는 같은 해 10월 5년 기한의 인수금융 재조달(리파이낸싱)을 통해 2조15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하면서 리츠 상장으로 갚으려던 대출을 연장했다. MBK는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홈플러스가 소유한 약 6조원 규모의 대형마트 78개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가 리파이낸싱 버튼을 누르면서 리츠 재상장도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자금조달에 급한 불을 끄면서 시간을 번데다 지난해 차가운 시장 상황을 확인한 상황에서 ‘재실패 포비아’(공포증)를 감수하면서까지 재추진할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등 경영진이 공개 석상에서 말하던 리츠 재상장 계획은 사실상 제자리로 돌아간 상황”이라며 “MBK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홈플러스 점포 매각이나 세일앤리스백(매각후 임대)을 통한 현금화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아 현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