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현수막 시위' 文 '정면돌파' 與 '환호성'

文대통령, 2018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스케치
드레스코드 '이니블루'..취임식 의상과 동일
한국당, 검정넥타이·근조리본·손피켓·현수막 시위
文, 연설 후 한국당 의원들과 악수..與 '환호성'
  • 등록 2017-11-01 오전 11:32:00

    수정 2017-11-07 오후 7:42:19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8년도 예산안 편성 관련 시정연설을 마치고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국회를 찾은 것은 지난 6월 헌정사상 처음으로 추경 시정연설 이후 두 번째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여당 의원들은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회의장 중앙으로 입장하며 여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날 문 대통령은 흰 와이셔츠에 ‘이니블루’ 타이를 맸다. 지난 5월 10일 취임식 때 입었던 정장과 동일한 복장이다. 왼쪽 가슴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배지를 달았다.

검은 넥타이에 근조리본을 달고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의원석에 설치된 모니터 앞에 ‘방송장악 저지 민주주의 유린’이라는 A4용지를 붙였다. 4·6·8열에 앉은 한국당 의원들은 현수막을 붙였다. 총 3개의 현수막에는 ‘공영방송 장악음모 밝혀라!’ ‘北 나포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북핵규탄 UN결의안 기권 밝혀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도 일어서지 않았다.

30여분간 진행된 연설에서는 22번의 박수가 나왔다.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이정현 무소속 의원 등은 팔짱을 끼거나 눈을 감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부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통령의 연설 장면과 슬라이드 화면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전반부에 한국당 의원석을 주로 응시했다. 세월호와 촛불집회를 언급하면서 회의장 오른쪽(한국당 의원석 방향)을 바라보던 그는 “부정부패와 단호히 결별하고, 불평등과 불공정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습니다”라고 이어지는 문장에서도 오른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연설문을 보여주는 프롬프터가 연단 양쪽에 있었음을 감안하면 정면돌파를 시도한 셈이다. 반면 ‘변화’와 ‘국민의 기대’를 언급할 때는 민주당 의원석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뒤 연설했다.

연설이 막바지에 이르자 한국당 의원들이 현수막을 붙잡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연단 뒤 의장석에 앉아있던 정세균 국회의장이 손을 흔들며 일어나지 말라고 제지했다. 정성호 박주민 심기준 등 민주당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현수막을 든 한국당 의원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문 대통령은 현수막을 든 한국당 의원석을 바라보며 연설을 진행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현수막을 든 이후 여당의 박수 소리는 더 커졌다. “상식과 정의가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나라, 양보와 타협, 연대와 배려가 미덕이 되는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위해 국회가 함께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한국당 의원석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후 정 의장과 악수한 뒤 맨 앞줄에 앉은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여당 의원들은 모두 기립해 박수를 쳤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인사를 나누던 문 대통령은 한국당 의원석 통로로 향했다. 민주당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문 대통령이 다가오자 자리에 앉아있던 한국당 의원들이 한 사람씩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했다. 현수막을 든 의원들 일부도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한국당 의석 맨 뒷쪽에 앉은 정우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이철우 최고위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맨 뒷줄에 앉은 다선의원들과의 악수를 이어갔다.추미애 민주당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와 인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시계방향으로 걸어가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석쪽으로 이동했다. 여당 의원들의 함성은 더 커졌다. 박지원·박주선·천정배 국민의당 의원,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김무성·유승민 의원, 이정현 무소속 의원과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김무성 의원의 팔꿈치를 감싸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경남중 1년 선후배 사이다. 연설 이후 악수를 나누는데만 총 3분이 소요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 참석, ‘공영방송 장악 음모’ 등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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