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사라 김’ 하마터면 놓칠 뻔… 체포 순간, 침대 옆엔 장검이

  • 등록 2022-07-20 오후 2:21:56

    수정 2022-07-20 오후 2:21:56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이른바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리며 마약 유통책 중 왕 중의 왕으로 꼽히던 ‘사라 김’ 김모(47)씨가 지난 17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된 가운데, 지난 3년간 끈질기게 추적해온 경찰은 검거 당시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 회상했다.

경찰청은 베트남 공안부와 3년간 공조한 끝에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밀수출해 판매하던 피의자 김모(47)씨를 호치민 현지에서 붙잡아 19일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오후 2시 호치민에 있는 피의자 주거지 근처에서 김씨를 체포 후 주거지에 대한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경찰청 제공)
전재형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 계장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국내로 마약을 많이 밀반입한 사람을 3명 정도 특정했다”라며 운을 뗐다.

전 계장에 따르면 이들은 텔레그램을 했던 박모(44)씨(닉네임 전세계), 올해 4월 국내로 송환된 탈북자 출신 최모(35·여)씨 그리고 사라 김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와 최씨를 각각 체포한 뒤 마지막 남은 정점에 있는 김씨 검거에 주력했다고 한다.

먼저 전 계장은 그간 김씨의 행적이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도피 사범들은 언제 잡힐지 모른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주거지를 옮긴다”라며 “베트남 공안들이 다시 추적해서 있는 곳을 알아냈다”라고 설명했다.

검거 전 김씨는 베트남 내 인도네시아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지내면서 경찰 수사망을 피해왔다. 이에 대해 전 계장은 “(김씨가) 한국 사람이 아닌 것처럼 위장해서 검거를 회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라며 “검거 당시에도 머리를 노란색으로 물들였고, (피부도) 굉장히 타서 검은색이었다”라고 전했다.

김씨가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씨는 검거 당일에도 인도네시아인 거주지역에 있다가 또 한 번 이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 이사한 곳은 베트남 호찌민 중심가에 있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였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말처럼 이날 김씨는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삿날 체포된 것이다.

실제 검거 당시 영상에는 한쪽 방에 이삿짐이 그대로 쌓여 있거나 정리가 안 된 집안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은 김씨의 침대 옆 장검이었다. 이를 두고 전 계장은 “도피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불안해서 호신용 겸 위협용으로 가지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추측했다.

다만 김씨는 막상 수사관들이 들이닥치자 순순히 잡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 담긴 김씨는 별다른 저항없이 거실 소파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김씨와 함께 잡은 보이스피싱 수배자. (사진=경찰청 제공)
이날 현장에서는 김씨 외에도 보이스피싱으로 수배 중이던 이도 함께 발각됐다. 전 계장은 “일타쌍피로 잡았다”라며 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두 사람이 어떤 관계로 함께 있었는지를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전 계장은 이번 검거를 통해 앞서 검거된 박씨와 최씨가 김씨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서로 연결돼 상·하부 조직을 이룬 것인지 혹은 별개의 유통망을 가지고 활동한 것인지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청 검거지원팀(오른쪽)과 베트남 공안이 김씨를 검거하고 신병 인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경찰청)
박씨는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검거돼 최근 장기 6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지에서 복역 중이다. 당시 그가 판매한 마약은 국내 총책인 닉네임 ‘바티칸 킹덤’을 거쳐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4)씨와 배우 박유천(36)씨에게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출신 최씨는 캄보디아에서 검거돼 올해 4월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에 붙잡힌 김씨는 서울·경기·인천·강원·부산·경남 등 전국 13개 수사관에서 수배 중이었다. 특정된 공범만 20여 명이었으며 확인된 마약 유통 규모는 시가 70억원어치에 달한다.

1회 복용 분량이 10만원이라고 본다면 최소 7만명에게 마약을 유통했다는 얘기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관련 수사가 진행되면 정확한 유통 규모가 밝혀지게 될 것”이라면서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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