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한 푼도 못 내’ 갑부父 사망 숨긴 자녀들 발각

국세청 "해외이민 탈세 21명과 자녀 99명 세무조사 착수"
해외이주자 통합조회 시스템 개발…편법 증여 원천 차단
  • 등록 2022-10-06 오후 2:02:35

    수정 2022-10-06 오후 2:02:35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아버지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싫어 사망 소식을 숨긴 자녀들이 국세청 조사에서 발각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국세청은 해외로 이주한 A씨가 최근 수년간 국내에 들어온 기록과 국내 보유 부동산으로 번 임대소득을 해외로 송금한 이력이 없는 점을 파악해 자금 사용처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A씨는 5년여 전 이미 해외 현지에서 사망한 상태였다. A씨의 자녀들이 상속세 납부를 회피하기 위해 아버지 사망을 고의로 숨긴 것이다.

A씨의 자녀들은 임대소득 관련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등을 계속 사망한 ‘아버지 명의’로 신고해왔다. A씨가 생존 당시 부동산 임대소득을 해외로 보내지 않고 자녀들이 쓰는 방식으로 편법 증여한 정황도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밖에 국내서 거주하며 사업을 하던 B씨가 해외 이주 신고 뒤 해외서 거주하는 아들에게 자금을 증여한 사례도 적발했다. 수증자와 증여자가 모두 비거주자일 시 국외 재산 증여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국세청은 6일 해외 이민을 이용한 탈세 혐의자 21명의 고액자산가와 그 자녀 9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최근 ‘해외이주자 통합조회 시스템’을 개발해 해외이주자 검증을 강화하고 변칙 상속·증여 혐의를 분석해 조사 대상자를 가려냈다.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를 드나들며 드러나지 않는 방법으로 교묘하게 부를 대물림하거나 고액 자산가가 기업 운영·관리 과정에서 사익 편취·지능적 탈세를 하는 사례를 지속해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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