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근로자의 날’ 분신을 시도한 건설 노동자가 숨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정부 탄압을 강력 규탄하며 거대한 투쟁으로 전환하겠다고 예고했다.
| 2일 강원경찰청 앞에서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조합원과 정의당 등 진보정당, 시민단체 등이 “윤석열 정권과 검찰·경찰의 노조 탄압이 건설노동자의 분신을 부추겼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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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에 따르면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간부 A(50)씨는 2일 오후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전날 오전 9시 30분쯤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자신의 몸에 화학성 물질을 끼얹고 분신을 시도했다. 전신 화상을 입은 A씨는 강릉의 한 대형병원으로 이송됐다가, 헬기로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던 중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탄압으로 동지를 분신에 이르게 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며 대통령의 사과와 국토부 장관 사퇴, 건설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이 요구들은 여전히 유효하고 거대한 투쟁으로 전환되는 시점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대정부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A씨를 비롯한 또 다른 건설노조 간부 B(59)씨와 C(50)씨 등 3명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강원 지역 건설 현장 5곳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는 등 공사를 방해하고 현장 간부 급여를 요구하는 등 피해 업체로부터 80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분신 당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상태였다. 그는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혐의가) 집회시위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며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네요”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 형식의 편지를 남기고 분신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도주 우려가 없어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A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