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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심에서 증거로 채택한 A씨의 녹음파일에 대해서도 “무단으로 녹음돼 증거 능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 측은 녹음 파일에 대해 “일부러 당시 상황을 녹음으로 남겨놓으려는 듯 타이핑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다른 이와 모의한 정황이 있을 수 있다”며 “유죄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증거재판주의 원칙에 따라 피고인의 이익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씨 측은 2018~2019년 피해자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대안학교 생활 담당자로부터 피해자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양측의 사실확인서와 의견서 등을 종합해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 2012년 12월 이혼 후 오랜만에 만난 친딸인 B씨(21)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뒤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씨는 이를 강하게 거부했으나 A씨는 B씨에게 폭행을 가하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B씨가 당시를 녹음한 파일에는 “아빠, 아빠 딸이잖아, 아빠 딸이니까”라고 애원하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B씨는 지난해 11월 7일 경찰 공무원 준비를 위해 다니던 전문직 학교의 기숙생활 시설인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직계존속인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했지만 10달이 지나도록 사건의 진전이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1심 재판부는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피해자가 싫다고 거절하거나 울부짖는 소리는 피고인이 범행을 시도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말들로 보이며 피해자가 허위나 무고를 위해 진술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행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인정되고 피해자인 딸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 클 뿐 아니라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검찰과 A씨는 각각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1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