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공 리스크는 처음'…신세계 6% 급락에 개미들 곡소리

신세계, 6.80% 하락…신세계인터, 52주 최저가 기록
시진핑 사진 올리며 '멸공'…정용진 발언 속 中시장 우려
정치권도 갑론을박…일각선 불매운동 움직임도
신세계 "K뷰티 등 업계 전반 약세" 선그어
  • 등록 2022-01-10 오후 4:25:54

    수정 2022-01-10 오후 4:25:5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논란이 정치권까지 옮겨진 가운데 신세계(004170)가 급락세를 탔다. 일각에선 신세계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불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사진=뉴시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신세계(004170)는 전 거래일보다 6.80%(1만7000원) 하락한 2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일(22만20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역시 5.34%(7500원) 하락하며 13만3000원에 마감,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출처:마켓포인트]
출처:마켓포인트
주가의 약세는 정 부회장의 ‘멸공’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일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글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측은 이 글을 “신체적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면서 삭제했다.

이후 정 부회장은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이 안하무인인 중국에 항의 한 번 못한다’는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 캡처 화면을 게시하며 인스타그램을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기사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도 함께 게시됐다. 당시 정 부회장은 이 게시물에 추가 내용은 적지 않았지만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등의 해시태그를 함께 올렸다.

인스타그램이 자신의 글을 복구하자 정 회장은 시 주석의 사진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으로 변경하고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소식은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도 보도되는 등 중국 현지에 알려지기도 했고 신세계그룹의 중국사업을 둘러싼 우려가 불거졌다. 이마트는 2017년 중국 사업을 완전 철수했지만 신세계(004170)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면세점과 화장품 사업을 펼치고 있어 중국인 구매 비중이 큰 편이다.

게다가 이 ‘멸공’은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으로까지 불붙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 부회장의 ‘멸공’을 지지하며 ‘멸공 인증 릴레이’에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은 각자 이마트에 방문해 인증샷을 올리고 멸치와 콩을 태그했다.

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모 유통업체 대표의 철없는 멸공 놀이를 말려도 시원찮을 판에 따라 하는 것도 자질이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가 요동치자 주주 게시판에서는 ‘멸공 리스크는 주식 인생에서 처음 본다’, ‘부회장님부터 군대 다녀오세요’, ‘유통주 샀는데 방산주였네’ 등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 측은 이날 주가 약세가 정 부회장의 발언보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크게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신세계 측은 “K-뷰티 등 중국시장 불투명에 따라 업계 전반에 걸쳐 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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