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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성남시의회 등에 따르면 성남시설관리공단 임·직원 4명은 2013년 9~10월 성남도시개발공사로 이동했다. 유한기 전 성남시설관리공단 개발사업본부장이 2013년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직후 자리를 옮겼고, 한모씨 등 직원 3명은 같은 해 10월 성남도시개발공사로 이동했다.
이들은 모두 유동규 당시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의 핵심 측근들이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의 경우 2015년 2월 대장동 재개발 민간사업자 공모를 앞두고 상급자였던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직을 강요한 인물이고, 직원 3명은 성남시설관리공단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이 대장동·위례 재개발 계획을 짜기 위해 만들었던 기술지원TF 소속이었다.
“성남도개公 내 권력, ‘이재명 측근’ 유동규에 몰려”
당시 성남시설관리공단은 2014년 1월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통합을 앞둔 상황이었다. 통합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출범할 경우 자리를 옮기게 됨에도 불구하고 3개월 먼저 이동한 것이다. 특히 한씨 등 직원 3명은 자리를 옮기기 위해 공개채용에 응모했다.
이 때문에 통합을 앞둔 상황에서 신분상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적을 옮긴 것은 사전에 성남도시개발공사 경영 주도권을 잡으려는 유 전 본부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성남시설관리공단에서 유 전 본부장 지시 아래 움직였던 이들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직후 먼저 자리를 옮겨 유 전 본부장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펼쳤다는 의혹이다.
실제 이듬해 1월 통합 후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내에서 황 전 사장을 능가하는 실세로 군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유 전 본부장이 인사권자인 이재명 시장의 선거를 돕는 측근이었던데 반해 황 전 사장은 이 시장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며 “조직 내 힘이 유 전 본부장에게 몰리는 건 지극히 당연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유동규, 직원 이동 문제제기에 “승급 욕심인가” 모르쇠
이에 대해 유동규 전 본부장은 당시 “승급 욕구가 있는 직원들 상당수가 공채 때 응시하다 보니 전직이 발생한 것”이라며 “본인들이 정규직 신분 포기를 감수하고 미리 갔기 때문에 (시설관리공단에서)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사항이 못 된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 전 시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누가 봐도 이상한 인사였다. 당시엔 그 같은 황당한 인사의 배경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최근 대장동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보니 퍼즐이 맞춰졌다”며 “유 전 본부장 등이 미리 측근들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심어놓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추측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1월 통합을 통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합류했다. 그는 같은해 4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선 운동을 위해 사직했다 당선 이후인 같은해 7월 성남도시개발공사로 복귀했다. 이후 시의회 구성이 여대야소로 개편되자 대장동 개발사업은 본격화됐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황 전 시장이 유한기 전 본부장의 사퇴 압력으로 물러난 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 민간사업자 선정과정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