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여인 아닌데?” 억대 투입된 춘향 새 영정 논란, 왜

  • 등록 2023-06-14 오후 7:06:27

    수정 2023-06-14 오후 7:06:27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최근 전북 남원지역에서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을 두고 다시 그리거나 최초 영정을 걸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지난달 25일 제93회 춘향제 춘향제향에 앞서 춘향 영정 봉안식을 갖고 새 영정을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했다.

이 새 영정은 남원시의 위탁을 받아 남원문화원이 제작한 것으로, 김현철 작가가 해당 작업에 참여했다. 가로 94cm 세로 173cm 크기로 제작된 영정에는 1억 7000여만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작가가 그린 새 춘향 영정. (사진=남원시 제공)
하지만 영정이 공개된 후 “너무 중성적이다”, “40~50대 여성 같다”, “도저히 17세 같이 보이지 않는다” 등의 비난이 일고 있다.

15개 단체가 모인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새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연석회의 측은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춘향 영정 봉안 문제에 대해 다시 객관적이고도 민주적인 공론 조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남원시와 남원문화원, 김 작가는 보도자료를 통해 “새 춘향 영정은 판소리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와 경판본 ‘춘향전’의 첫 대목에 등장하는 5월 단오일을 맞아 몸단장을 한 채 그네를 타기 위해 나오는 17살 안팎의 18세기 여인상을 염두에 두고 그렸다”고 밝혔다. 또 김 작가는 영정 제작 과정에서 남원소재 여자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7명의 여학생 모습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원시는 친일 논란을 빚은 김은호 작가가 1939년 그렸다가 유실돼 1961년 다시 똑같이 제작한 춘향 영정을 사용하다 2020년 9월 철거한 바 있다.

최초의 춘향 영정으로 알려진 그림은 1931년 강신호·임경수 작가가 그린 작품으로 30대 여성의 모습을 한 해당 영정은 1회 춘향제를 맞아 제작됐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중에 일부가 훼손됐지만 남원향토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춘향영정복위시민연대도 “새 영정은 남원 춘향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억지 춘향’”이라며 “춘향이를 새로 예쁘게 그린다는 것은 꽃노리개 춘향을 만들자는 것이며, 사당은 신을 모시고 제례를 거행하는 곳이지 미술관이 아니다”라고 최초 영정 봉안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연석회의 측는 공론조사를 통해 춘향 영정 봉안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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