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전 27분, 2년 뒤 초고속 이동시대 열린다 [미래기술25]

‘빌딩 숲 날아 출퇴근’..에어택시의 3차원 이동 혁명
2차원 이동개념을 3차원으로 확장 통합
교통혼잡·환경오염·물류 문제 해결 열쇠
국토부, 2025년 에어택시 상용화 계획
  • 등록 2023-07-25 오후 6:00:00

    수정 2023-07-26 오전 9:58:27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어릴 적 만화나 영화에서만 보던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의 시대가 현실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미래항공 모빌리티(AAM) 산업을 선도하는 업체들은 이르면 2024~2025년 에어택시의 사용 서비스 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드론 기술의 발전으로 활짝 열린 AAM 산업은 그동안 2차원에 머물렀던 인류의 이동 역사를 3차원으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통해 교통혼잡은 물론 환경오염, 물류비용 증가 등의 문제 해결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항공사,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건설사, IT(정보통신) 기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관심을 나타내는 AAM 산업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기술 수준과 상황은 어떤지 짚어보겠습니다.

현대차 미래모빌리티 비전 이미지.(사진=현대차.)
1982년에 개봉한 SF(Sci-Fi) 영화의 역사적인 명작 ‘블레이드 러너’를 아시나요. 201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건물들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스피너’라는 비행 자동차가 나옵니다. 지상에서는 바퀴로 쌩쌩 달리다가 제트 엔진을 활용해 수직이륙도 가능한 말 그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차’입니다.

아쉽게도 현재 기술은 영화가 만들어졌을 당시 예상했던 것만큼 진보하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엇나간 미래를 예측한 것도 아닙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시대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데요. 이른바 ‘미래항공 모빌리티(AAM·Advanced Air Mobility)’라는 기술을 통해서입니다.

서울~대전 27분만 이동..초고속 이동시대 열린다

AAM은 단순히 날아다니는 기체 개발만 뜻하는 용어는 아닙니다. 기체 개발은 당연하고요. 향후 날아다니는 기체들로 도심 하늘이 빽빽해질 때 교통은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소음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또 그에 따른 시스템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모두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하늘을 나는 에어택시 산업은 당초 ‘도심 속 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는 도심에서의 교통환경 혁신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었죠. 그런데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 먼 거리를 비행하는 지역 간 항공교통(RAM·Regional Air Mobility)까지 그 범위가 확장했고, 이를 모두 포함한 상위 솔루션 개념인 AAM으로 발전했습니다.

AAM은 인류의 이동환경을 송두리째 바꿀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선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됩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접해보지 못했던 초고속 이동 시대가 열리는 것이죠. 예를 들어 서울에서 대전까지 걸어서 34시간이 걸리는데요. 인류가 말을 타기 시작하며 이 시간이 10시간으로 줄었고, 자동차의 발명으로 2시간 16분까지 단축됐습니다. 그런데 에어택시를 타면 얼마나 걸릴까요. 단 27분이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이동이 가능합니다.

도심화 교통혼잡 해결..연평균 30% 고속 성장

미래 기술로 AAM이 각광 받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인류 태동 이후 2차원에 머물렀던 일상의 교통 환경이 3차원으로 확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추가됐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발생하는 교통 혼잡, 환경오염, 물류·운송 비용 증가 등의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열쇠기 때문입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전 세계 도시화율(도시 거주 인구 비중)은 2018년 55.3%에서 2035년 62.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도시화율이 진행되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교통혼잡인데요. 2020년 기준 주요 도시들의 도심 내 평균 주행속도는 30㎞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만 보더라도 교통 혼잡으로 1인당 매년 97시간을 소모하며 국내총생산(GDP)으로 따지면 2~4%가 낭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한 해 동안 차가 막혀서 발생한 다양한 형태의 손실을 돈으로 67조7631억원(2018년 기준)에 달한다고 합니다. 연간 GDP의 3.6%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죠.

이미 도시는 각종 도로들이 미세혈관처럼 뻗쳐 있어 더 이상 도로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만으로 해결은 어렵습니다. 요즘 차 없는 사람 없듯 자동차 보급을 늘려서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AAM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우선 전기 동력 등의 기술 발전으로 드론의 수직이착륙이 가능해지며 활주로를 확보할 필요가 없어졌고요. 최근에는 60데시벨 이하로 소음을 줄이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여기에다 최근 드론들은 모두 배터리 기반으로 만들어져 친환경적이기까지 하죠.

이러한 장점들 덕분에 앞으로 AAM 시장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오는 2040년 전 세계 AAM 시장 규모는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로 추산됩니다. 연평균 성장률은 30%로, 같은 기간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의 예상 연평균 성장률 18.9%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산·학·연 모두 힘 합쳐 2025년 에어택시 띄운다

AAM은 인류의 교통 시스템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두 업체의 개인기만으로는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기업들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가 뒷받침돼야만 하죠.

이를 잘 알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도 교통 혁명에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K-UAM Road Map)을 통해 ‘2025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상용화’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산업계·학계·연구기관·정부가 모두 힘을 합친 이번 프로젝트에는 통합운영 실증에는 7개 컨소시엄이, 단일분야 실증에는 5개 컨소시엄이 참여합니다. 현대자동차, KT, 대한항공, SK텔레콤 등 업종 불문 참여하는 업체 수만 46개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입니다.

UAM 그랜드챌린지 코리아 개요.(사진=국토부)
국토부는 올 8월부터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2023년 8월~2024년 12월) 실증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1단계 실증사업을 통과한 컨소시엄은 실제 준도심·도심 환경에서 비행을 실증하는 2단계 사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수도권에서의 실증은 총 3단계로 이뤄집니다. 1단계는 아라뱃길 노선(드론시험인증센터∼계양 신도시) 실증이고요. 그 다음 2단계는 한강 노선(김포공항∼여의도공원∼고양 킨텍스)입니다. 마지막 3단계는 탄천 노선(잠실헬기장∼수서역)으로 2025년 5월부터 한 달간 실증이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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