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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제 사촌 동생(이씨)이 데이트 폭력으로 인해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다”며 “간호사의 꿈을 펼치고 있던 동생은 매우 밝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이런 비참한 일을 당하게 됐다”며 슬픔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이 씨는 수년 전부터 전 남자친구 김모(20)씨의 폭행으로 인해 자주 경찰서에 동행했다. 그럴 때마다 김씨는 풀려나기 일쑤였고 이씨는 늘 “무섭다”며 공포에 떨었다.
실제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가해 남성 김씨는 이씨와 거제의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며 교제를 시작했을 때부터 손찌검을 일삼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김씨로부터 벗어날 줄 알았던 이씨는 김씨가 대학교까지 이씨를 따라가며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지인들도 평소 김씨가 폭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씨의 친구는 “눈이랑 완전 피멍 들어 있었다. (이씨가) 병원 간다는 건 대부분 맞아서 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숨지기 전 이씨는 김씨를 데이트 폭력으로 11차례나 신고했다. 그럴 때마다 김씨가 풀려났던 이유는 김씨의 폭행이 원인임에도 이씨가 방어하고 막아 ‘쌍방폭행’으로 처리됐기 때문이었다.
A씨는 당시의 일에 대해 이씨의 얼굴을 가격한 김씨가 “너 이제 주먹으로 맞는다” 등의 발언을 했으며 메시지를 통해 “너 죽어도 내 잘못 아니래” 등의 내용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병원으로 옮겨진 이씨는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지난 10일 사망했다. 경찰이 김씨를 긴급 체포했지만 검찰의 긴급 체포 불승인으로 김씨는 다시 풀려났다. A씨의 사인이 김씨의 폭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동생의 죽음에 가족들은 원통해하고 있다. 가해자는 사람들 속에서 멀쩡한 사람인 척 살아갈 것”이라며 “데이트폭력은 더는 용납하면 안 되는 심각한 문제다.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과수에서 딸이 사망한 직접적인 원인이 폭력이 아니라고 해 딸을 죽인 가해자는 구속도 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며 “폭력에 의해 죽은 것도 아니고 병원에서도 잘못한 것이 아니라는데 건강하던 우리 딸은 왜 죽었나”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국과수에 묻고 싶다. 아무런 병이 없던 사람이 아무 일도 없었는데 10일 만에 패혈증으로 죽을 수 있나? 폭력이 있었기 때문에 다발성 장기부전이라는 병이 온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부디 정밀 검사에선 제대로 된 결과가 나와 차가운 지하에 누워 있는 딸의 영혼을 달래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이씨의 사연에 대한 네티즌들의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김씨의 출생년도, 출신 학교, 증명사진 등 신상이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경찰은 김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으며, 국과수의 1차 구두소견 이후 김씨의 폭행과 이씨의 사망 간 인과관계 확인을 위한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