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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은 2211조3730억원(1월3일)이었으나 23일 기준 1821조1840억원까지 주저앉았다. 무려 약 390조1890억원이나 줄어든 셈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역시 다르지 않다. 올해 초 코스닥 상장사 시가총액은 448조1240억원(1월3일)에서 318조1420억원으로 129조9820억원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총 520조1710억원이 감소했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이틀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피는 전날(2342.81)에 이어 이날 2306.48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714.38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재차 갈아치웠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며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6월 들어 15거래일 중 14거래일을 순매도하고 있다. 단 하루만 순매수했고 나머지 14거래일 모두 ‘팔자’를 지속하고 있다. 하루 평균 순매도 규모는 3541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증시 폭락에 따른 ‘반대매매’ 규모가 커진 점도 증시 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20% 이상 손실이 추정되는 신용융자는 코스피 4조5000억원, 코스닥 3조3000억원 약 7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신용융자 규모(약 20조원) 중 39%에 해당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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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빠른 속도로 반영되고 있다고 봤다.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판단이다. 코스피 지수는 이미 증권사들이 제시했던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뚫고 내려간 상태다.
앞서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로 2400~3000선을 제시한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2400~2850) △NH투자증권(2400~2850) △메리츠증권(2450~2850) △한국투자증권(2460~3000) △키움증권(2480~2930) △삼성증권(2500~3000) △케이프투자증권(2500~2900) △하나금융투자(2530~2810) △대신증권(2580~2870) 등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원·달러 역시 약세가 뚜렷한 만큼 추세적인 안정을 찾기는 시기상조”라며 “올해에서 내년 기업 이익 감소 폭이 10~20% 정도라면 주가수익비율(PER) 9배를 기준으로 2050~2300포인트대에서 하락을 멈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미국 금리 인상에 더해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며 주식시장은 변동성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실제로 일어난다면 한국 수출이 둔화하고 이에 따른 기업 실적 하향 조정이 나타날 것이다. 이를 확인해야 주식시장이 경기 침체를 온전히 반영했다고 판단하고, 추세적 반등을 모색할 수 있다”며 “반대의 경우라면 실물지표가 견조한 가운데 물가의 하향 안정을 몇 달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 매도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국면은 매도를 통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3년 이상의 주식 장기 보유는 손실의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주식을 3년 정도 보유하면 운이 없게도 사이클의 최고점에서 매수했더라도 대부분 반전을 경험할 수 있다”며 “코스피를 기준으로 5년 투자했을 때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확률은 17%까지 낮아진다. 코스피가 고점 대비 25% 넘게 밀린 상황에서 매도에 동참하기보다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시간을 사는 것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