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운용, 게임스톱으로 잭팟?
머스트운용은 2006년 머스트투자자문으로 설립된 이후 2016년 전문사모운용사로 전환한 곳이다. 운용자산(AUM·금융투자협회 출처)은 6045억원으로 덩치는 작은 편이지만 시장선 ‘숨은 고수’라고도 불린다. 끈질긴 리서치를 통해 저평가 기업 중 떡잎이 보이는 곳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게 특징이다.
그런 머스트운용이 지난해 3월 게임스탑에 330만주나 투자한 이력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당시 지분 5% 이상을 취득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를 내야할 정도였다. 이런 베팅은 일견 이해하기 힘든 면도 있다. 현지의 몇몇 기관들은 게임스톱이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개인들의 매수세로 급등하고 있다고 보고 대규모 공매도에 나서기도 해서다. 그러나 최근 SNS를 통해 모인 미국 개인투자자는 지지않고 게임스톱을 매수했고, 공매도 투자자들은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다시 주식을 사서 거둬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며(숏스퀴즈) 분위기가 반전됐다. 게임스탑은 이달에만 무려 685%나 급등했다.
“숏스퀴즈도 염두에 뒀지만…기업가치 반등에 베팅”
궁금한 점은 머스트운용이 게임스톱에서 어떤 가능성을 봤느냐다. 김 대표는 “게임스톱은 매우 충성스런 고객층(유료 회비를 내는 회원만 560만명)이 있고, 기존 매장을 활용해서 한국의 PC방처럼 게임을 할 수 있는 소셜허브(Social-hub)로 매장을 리모델링해 나가는 흥미로운 전략도 시행했었다”며 “무엇보다 플레이스테이션5나 엑스박스 시리즈X가 출시되며 새로운 콘솔 사이클이 돌아오는 것이 큰 비즈니스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고, 경영진 역시 이커머스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간 것이 긍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확신이 있었기에 머스트운용은 게임스톱의 회사채도 저렴하게 매수했고, 여기에서도 큰 수익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투자를 하는 동안 많은 이들이 회사에 대한 리서치를 소홀히 한 채 비즈니스모델이 낡았고 단기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만 보며 주가 하락에 베팅, 이는 과도한 공매도 비율로 이어지게 됐다”며 “처음 투자를 할 때부터 게임스톱의 공매도 비율은 유통주식 대비 100%를 초과한 수준으로 지나치게 과도한 수준을 넘어선 상태였고, 우리는 이런 상태가 언젠가 숏스퀴즈로 이어질 수 있단 사실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그것을 메인 투자아이디어로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머스트운용은 현재 게임스톱 외에도 여러 해외 기업에 투자 중이다. 현재 일본의 더블유스코프(W-SCOPE), 미국의 칼레이라(Kaleyra)에 5% 이상 지분공시가 돼 있는 상태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을 앞두는 등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과 평가가 좋은 반면 일본은 아직 분리막 등 소재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국내에 비해 낮아 현저하게 저평가되고 있다고 판단해 더블유스코프를 매수했다”며 “칼레이라의 경우 트윌리로(Twilio)의 후발주자긴 하지만 인수합병을 통해 사세를 키우는 한편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 투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