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결국 디폴트 가나…유예 만료 이자 976억원 지급 못 해

로이터, 헝다 채권단 발언 이용 보도
뉴욕시 기준 지난 6일 유예 기간 끝나…사실상 디폴트
헝다, 지난 3일 채무 상환 어려울 것이라 공시하기도
190억달러 달하는 헝다 채권 연쇄 디폴트 우려
  • 등록 2021-12-07 오후 4:26:09

    수정 2021-12-07 오후 9:00:33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사 헝다그룹(영어명 에버그란데)가 유예 기간 마감일까지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유예 기간 마감일마다 원리금을 지불하며 간신히 버텨오던 헝다그룹이 결국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양광100(선샤인 100) 등이 디폴트 상황에 빠지면서, 중국 부동산 업체의 연쇄 도산은 우려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헝다그룹 로고(사진=AFP)
7일 로이터통신은 헝다그룹의 일부 채권자의 발언을 인용, 뉴욕 시간으로 지난 6일 유예 기간이 만료된 총 8249만달러(약 976억원)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본래 해당 이자는 지난달 6일 상환했어야 했지만, 만료일로부터 30일 간의 유예 기간을 둔다는 계약에 따라 디폴트 선언을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헝다가 해당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할 경우 공식적으로 디폴트 수순을 밟게 된다. 아직 헝다 측은 이와 관련한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 헝다그룹이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면 190억달러(약 22조 3915억원)에 달하는 채권이 연쇄 디폴트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헝다는 지금까지 채권 만기일에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다가 30일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마지막 날 대금을 치루는 방식으로 세 번의 위기를 모면해왔다. 다만,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2억6000만달러(약 3075억원)의 채무 상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면서 디폴트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헝다는 전일 ‘위험해소위원회’를 발족하고 채무 조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총 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5석은 지방정부 관료로 채워지면서 지방 정부가 본격적으로 헝다의 채무 조정에 개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광둥성 정부는 헝다그룹의 요청에 따라 실무단을 파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부동산 개발사들이 대규모 차입금을 바탕으로 무분별한 개발을 진행해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켰다고 보고 대출 규제를 실시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헝다는 자산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부채비율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기업들이 인수를 꺼리면서 헝다그룹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미 중국 부동산 개발사 연쇄 디폴트는 시작됐다는 평가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양광100 그룹 또한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만기가 도래한 채권의 원금 및 이자를 지불하지 못해 디폴트에 빠졌다. 또 다른 부동산 개발사 자자오예(카이사)는 4억달러(약 4728억원)규모의 달러화 채권 만기 연장 제안서를 채권단에 보냈지만, 한 차례 요청을 반려한 채권단이 동의해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기존 대출 규제를 완화해 부동산 개발사의 자사 매각을 용이하게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부동산 업체들이 채무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규 ABS 발행 신청할 수 있다고 거래소들에 통보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전날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춰 22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시중에 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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