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의 직원 실수로”… ‘연 10% 적금’ 팔고 읍소한 지역농협

  • 등록 2022-12-07 오후 10:16:32

    수정 2022-12-07 오후 10:16:32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일부 지역 농협에서 고금리 적금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가입을 해지해 달라”며 읍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남해축산농협이 7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 (사진=남해축산농협 홈페이지)
7일 남해축산농협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한순간의 직원 실수로 인해 적금 10% 상품이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저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다”라고 공지했다.

이어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에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다”라며 “남해군 어르신들의 피땀 흘려 만든 남해축산농협을 살리고자 염치없이 안내를 드린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해지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상품은 지난 1일 남해축산농협에서 선보인 연 10%대 금리를 제공하는 NH여행적금이다. 애초 은행 창구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대면 가입 조건의 상품이었으나, 직원의 실수로 비대면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1000억원 이상의 예수금이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남해축산농협 출자금은 약 73억 5300만원, 유동 자산 가운데 현금 자산은 3억 2900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해 당기순이익은 9억 1200만원이었다. 결국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의 이자를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이자 이 같은 사과문을 올리고 가입 해지를 요청했다.

최근 또 다른 지역 농협인 동경주농협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동경주농협은 최고 연 8.2%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적금 특판을 비대면으로 출시했다가 5000억원 이상이 모이자 고객에게 가입 취소 권유 전화와 문자를 돌렸다.

문자에서 동경주농협은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우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너무 많은 적금이 가입됐다”라면서 “지난해까지 이월 결손금을 정리하고 올해 경영정상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 이번 특판으로 경영 악화로 인한 부실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염치불구하고 고객님들께 해지를 호소드린다”라며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리오니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부탁드린다”라고 사과했다.

해당 상품에 가입했던 고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직원의 실수로 불거진 일인 만큼 은행 사정을 고려했을 때 해지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계약은 계약이고 은행 측이 실수한 것인데 해지를 왜 해야 하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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