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찬우 인턴기자] 네 자녀를 둔 미국의 한 부부가 30년간 냉동 보관한 배아를 기증받아 쌍둥이를 최근 출산했다. 이는 역대 가장 오랜 기간 냉동 보관한 배아에서 나온 아이다.
| 30년 된 냉동 배아에서 태어난 쌍둥이 남매 리디아와 티모시.(사진=미국 CNN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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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기독교 비영리단체인 국립배아기증센터(NEDC)는 지난달 31일 이란성 쌍둥이 남매 리디아와 티모시가 30년간 보관한 냉동 배아에서 태어났다고 밝혔다.
이 배아는 테네시주(州) 녹스빌 NEDC에서 1992년 4월 22일 냉동된 것으로, 필립과 레이첼 부부가 기증 받아 레이첼 자궁에 이식했다. 쌍둥이 남매의 몸무게는 각각 5파운드 11온스(약 2.57kg), 6파운드 7온스(약 2.92kg)다. 쌍둥이 남매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 보관한 냉동 배아에서 탄생했다고 CNN은 추정했다. 기존 최장 기록은 27년이다.
해당 배아의 정자 기증자는 익명의 50대 초반 남성이고 난자 제공자는 34세 여성이다. 필립과 레이첼 부부는 기증자의 신체조건, 학력, 직업, 취미 등 특징을 고려해 배아를 선별하긴 했지만, 일부러 냉동 기간을 고려한 것은 아니었다.
남편 필립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 보관된 냉동 배아를 얻으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다만 선택 가능한 배아 중 가장 오랜 기간 부모를 기다려온 배아를 고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NEDC측은 냉동 보관 기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기증자 번호를 유추해 맨 앞 자리에 있는 배아를 선택했다는 게 부부의 설명이다.
이 부부는 쌍둥이를 출산하기 전 이미 8살, 6살, 3살, 생후 24개월 된 네 자녀를 슬하에 두고 있다. 필립은 “쌍둥이 남매가 내 자식 중 가장 어리지만 어떤 의미에선 제일 나이가 많기도 하다”며 “자식을 몇 명 낳을지는 정해두지 않았고 단지 신의 뜻대로 살아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