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초고속인터넷 속도, 글로벌 34위?…못 믿을 해외 업체 통계[팩트체크]

스피드 테스트, 작년 11월 기준 한국 인터넷 평균속도 171Mbps로 발표
과기정통부와 업계 전문가들 "신뢰성에 의문"
①샘플이 무작위이고 측정 서버도 비공개(객관성 결여)
②지난해 5월 이후 韓 속도 추락(시계열 분석 시 원인 불명)
③중국보다 느리다고? 글로벌 순위 비교 어려워
  • 등록 2023-01-03 오후 5:00:05

    수정 2023-01-03 오후 7:33:2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평균 속도가 ‘세계 34위’에 불과해 인터넷 강국이라는 명성에 먹칠을 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다수 언론은 3일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 테스트’의 측정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 초고속인터넷 평균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171.12Mbps로, 도시국가인 모나코(320.08Mbps)나 싱가포르(295.78Mbps)는 물론 중국(276.10Mbps),프랑스(272.94Mbps)보다도 뒤져 통신 인프라 경쟁력이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전문가들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①조사 방법이 객관적이지 않고 ②해당 조사 내에서도 갑자기 한국 인터넷 속도가 급락한 원인을 찾기 어려우며 ③국가별로 초고속인터넷 평균 속도를 정확하게 비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통신품질평가에 따르면 국내 초고속인터넷 평균 속도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측정 사이트를 이용한 이용자 상시평가 결과 △100메가 상품은 99.32Mbps △500메가 상품은 493.34Mbps △1기가 상품 980.86Mbps로 모두 1년 전보다 속도가 빨라졌다.

①샘플이 무작위이고 측정 서버도 비공개(객관성 결여)

스피드 테스트의 속도 측정은 해당 앱을 깔고 이용자가 속도를 측정하면 데이터를 모아 평균해 산출한다. 그런데 이용자가 어떤 인터넷 상품에 가입했는지 묻지 않는다. 각 국별로 몇 명이 테스트에 참여했는지도 알 수 없다. 반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속도 측정 사이트에선 속도 측정 전에 상품별로 선택한 뒤 속도를 잰다.

스피드 테스트는 속도 측정을 하는 서버도 비공개다. 하지만, NIA 측정에선 국내 통신사들의 통신국사 바로 옆에 서버를 두고 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스피드 테스트는 어떤 이용자들이 측정에 참여했고 몇 건의 로데이터로 평균을 냈는지 알 수 없어 국가별로 전체 평균 속도라고 발표한 결과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스피드 테스트 측은 공식적으론 밝히지 않았지만, 전 세계 1만 5000여 대의 PC(최소 메모리·저장공간 사양 제시)를 테스트 서버로 활용하며 이 중 한국엔 1대 정도만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②지난해 5월 이후 韓 속도 추락(시계열 분석 시 원인 불명)

스피드 테스트의 조사 방법을 인정하더라도 갑자기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속도가 떨어진 원인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피드 테스트에 따르면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속도는 2022년 5월 243Mbps에서 정점을 찍더니 같은 해 6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6월 225Mbps(글로벌 순위 15위), 9월 211Mbps, (글로벌 순위 19위), 10월 192Mbps(글로벌 순위 26위), 11월에 171Mbs(글로벌 순위 34위)로 추락했다.

어찌 된 일일까. 매달 동축케이블(구리선)은 줄고 있고, 기가인터넷 가입자 수는 늘고 있는데, 오히려 속도는 떨어진 것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6월부터 스피드 테스트 앱을 이용한 속도 측정에 갑자기 100메가 상품 가입자들이 대거 몰리지 않고선 시계열로 드러난 결과의 원인을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기가인터넷 가입자 수는 케이블TV 가입자를 포함해 적게 잡아도 전체 인터넷 가입자의 30%가 넘을 것”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의 통신경쟁평가 자료에 따르면 ‘20년 기준 국내 기가인터넷 사용 비중은 49.8%에 달한다.

③중국보다 느리다고? 글로벌 순위 비교 어려워

이상한 점은 또 있다. 중국이나 유럽에 출장 가면 한국 초고속인터넷보다 속도가 느린 걸 체감하는데 스피드 테스트에선 어떻게 이들 국가의 속도와 순위가 높은 걸까. 작년 11월 기준 중국은 276.10Mbps, 프랑스는 272.94Mbps로, 우리나라 속도 평균 값(171.12Mbps)보다 훨씬 빨랐다. 통신사 관계자는 “중국 다운로드 속도는 200Mbps를 넘는데 업로드는 38Mbps 수준으로 측정됐다. 이는 기존 전화선을 이용하는 ADSL 방식(비대칭)이라는 의미”라면서 “한국의 초고속디지털가입자망인 VDSL보다 뒤떨어지는 방식”이라며 의문을 표했다. VDSL은 테스트 공간에서 측정하면 최대 300Mbps 속도까지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속도는 떨어지나 저렴한 케이블TV 100Mbps 인터넷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측정 방식과 샘플(테스트 성향)에 따라 속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국가별 비교는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는 글로벌 주요 국가에 직접 서버를 설치해 NIA가 제공하는 인터넷 품질측정시스템을 현지에서 운영하는 걸 추진했으나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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