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하이브 주가 폭락의 도화선이 된 방탄소년단(BTS) ‘눈물 회식’ 영상이 공개일 기준 약 3주 전에 촬영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하이브는 상장사이고, 해당 사안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유튜브를 통해 뒤늦게 알려 투자자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 방탄소년단 '찐 방탄회식' 영상.(사진=방탄티비 유튜브 채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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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공식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BANGTANTV)를 통해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영상이 56분쯤 지났을 무렵 BTS 멤버 슈가는 “이거(영상) 나왔을 때는 백악관도 갔다 왔겠네”라고 말한다. 앞서 BTS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달 31일 백악관을 방문했다. 즉 슈가의 발언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BTS가 미국으로 출국한 지난달 29일 이전에 촬영된 셈이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멤버들의 사진을 보면 영상 촬영 시점은 지난달 20~21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영상을 뒤늦게 공개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BTS가 하이브 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체 활동 잠정 중단 소식을 제때 알리지 않았다는 것. 지난 2020년 상장 당시 BTS가 하이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7%에 달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BTS의 매출 의존도가 6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영상 공개 다음날 하이브 주가는 24.87% 폭락했다. 시가총액은 무려 2조원 가까이 사라졌다. 해당 영상이 ‘2조원짜리 만찬’이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또 투자자들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과 발표 사이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부 정보가 유출되고 부당 거래가 일어날 위험성도 커진다고 지적한다.
이에 하이브 측은 “방탄소년단은 팀 해체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팀 활동과 개인 활동을 조화롭게 진행해 활동 범위는 오히려 더 확장될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주가는 일주일이 지난 23일 현재까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날 하이브는 13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