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을 하지 못해 연일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종교인 천공(정법) 스승 강의 이후 순방 출발 시간이 변경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22일 김 의장은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오전 7시로 돼 있던 출발 시간이 출발 이틀 전에 왜 오전 9시로 변경됐나”라고 물으며 “대통령실이 답하지 않는다면 여러 정황상 국민들은 천공이 말한 ‘탁한 기운’ 때문에 고의적으로 출발을 늦게 했고, 교통 통제를 빌미 삼아 의도적으로 조문을 회피했다고 믿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지난 15일 천공의 유튜브 채널에 “조문을 가면 탁한 기운이 묻어올 수 있으니 가면 안 된다”는 내용의 정법 강의가 업로드됐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인 16일 대통령 해외 순방 시간이 기존의 오전 7시에서 9시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8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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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지난 18일 오전 8시51분시께 서울공항 주기장에 도착했다.
김 의장은 “그 결과 윤 대통령 일행은 런던공항에 오후 3시 39분(현지시간)에 도착해서 조문하지 못하고 오후 6시에 찰스3세 만찬장에 직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만약 7시에 출발했다면 넉넉하게 조문이 가능했던 시간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또한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여왕 장례식 조문 취소를 두고 “계획된 지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8일 오후 3시 반에 공항에 내린 다음, 오후 6시 버킹엄 궁전 리셉션에 모습을 나타내기 전 이미 5시에 (궁전에) 도착해 있었다”며 오후 5시부터 6시 사이에 충분히 인근 웨스트민스터 홀에 가서 참배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 참석 등과 관련 손팻말을 들어보이며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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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8일 오후 3시 이후 도착한 정상은 19일에 조문록을 작성하도록 안내됐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선 “일왕도 늦게 도착해 리셉션 참석 후 오후 8시 반에 참배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영국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만나자고 했는데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시간이 촉박해 못 만난다’고 했다”라며 “영국에 체류한 24시간 중 리셉션과 장례식을 제외한 22시간 동안 도대체 뭐를 한 건가”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앞서 윤 대통령 부부는 18일 오후 3시39분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뒤 조문록을 작성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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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참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현지 교통상황 통제로 이동이 어려워 계획을 취소하고 찰스 3세 국왕 주최 리셉션장으로 향했다. 이어 지난 19일 오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이에 일각에선 현지에 좀 더 일찍 도착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밤 (런던 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왕실과 충분한 협의속에서 조율한 것”이라며 “왕실 입장에서는 모두가 다 일찍 온다면 그것 또한 낭패일 것”이라며 “(여러 국가 정상에게) 시간을 다 분배한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