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스토킹하던 여성을 따라가 살해한 전주환(31)이 첫 공판에서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전씨가 범행에 앞서 샤워캡을 착용하고 흉기를 든 채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공개됐다.
|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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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사건 첫 공판에서 “제가 정말 잘못했음을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속죄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달 18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심경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바 있다.
변호인은 전씨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다면서도 살인 앞서 발생한 피해자 주거지 침입 혐의에 대해서는 “올해 9월 14일 이전 피해자 주거지에 침입한 동기는 살인 목적이 아니라 (스토킹 사건을) 합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살인 사건 현장인 신당역 화장실 근처에 설치된 폐쇄회로 CCTV 동영상을 비롯해 전씨 측이 동의한 증거들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피해자가 화장실 안에 들어가자 전씨가 한 손에 준비한 흉기를 든 채 머리에 샤워캡을 쓰는 모습이 담겼다.
검찰은 영상을 두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다가가 대화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었던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번 범행이 우발 살인이 아닌 계획에 따른 보복살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증거 공개에 이어 전씨에게 적합한 형벌을 결정하기 위한 증인으로 피해자 아버지를 추가 증인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는 채택 여부를 보류했다.
전씨는 지난 9월 14일 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전씨는 이에 앞서 피해자가 신고한 스토킹 사건으로도 기소된 상태였다.
수사 당국은 전씨가 해당 스토킹 사건에서 중형 선고가 예상되자 선고를 하루 앞두고 보복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피해자 사망 뒤 열린 스토킹 혐의 재판에서 전씨는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