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50엔 32년만에 깨졌다…다시 불거진 亞위기론

엔·달러 환율, 1달러=150엔 돌파…1990년 8월 이후 32년만
"9월 140엔 진입후 두달도 지나지 않아…연말 155엔 갈수도"
中위안화도 간밤 달러당 7.2279위안 '뚝'…14년만에 최저
"亞 2대 경제대국 통화 동반 붕괴…외환위기 재연 우려 확산"
  • 등록 2022-10-20 오후 6:00:29

    수정 2022-10-20 오후 9:31:1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엔·달러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엔마저 붕괴됐다.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1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 두 곳의 통화가치가 동반 급락하면서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AFPBB/로이터)


엔·달러 환율, 1달러=150엔 돌파…1990년 8월 이후 32년만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한때 150엔을 돌파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달러=150엔’이 깨진 것이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0엔까지 떨어진 것은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 9월 1일 24년 만에 1달러=140엔대에 진입한 이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10엔이 추가 하락한 것이라며 환율 상승(통화가치 하락)세가 가파르다고 우려했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초만 해도 110엔 안팎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물가를 잡으려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긴축을 시작했고, 이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은행(BOJ)이 저금리·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려는 움직임이 가속했다. BOJ는 앞으로도 금융완화 입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선 올 연말 155엔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엔저 영향으로 일본의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발표한 2022회계연도 상반기(4~9월) 무역 적자는 11조 75억엔(약 105조 2000억원)으로 급증, 통계적 비교가 가능한 1979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9.6% 증가했지만 수입액이 44.5%로 더 많이 늘어 적자 규모를 키웠다. 일본 무역수지는 작년 7월 이후 14개월째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연간 경상수지도 42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0엔 돌파시 당국이 개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일본 금융당국은 지난달 22일 엔·달러 환율이 145.90엔까지 치솟자 24년 만에 전격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당국이 개입하더라도 달러화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中위안화도 14년만에 최저 수준 ‘뚝’…“亞외환위기 재연 우려 확산”

강달러는 엔화뿐 아니라 중국 위안화 가치도 끌어내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 뉴욕 외환시장에서 역내 위안화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42% 하락한 달러당 7.2279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역외 위안화 환율도 전일보다 0.7% 하락한 달러당 7.2437위안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역시 역외 거래가 시작된 2010년 8월 이후 최저치다.

달러화 강세 및 미 국채 금리 급등이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 4.56%까지 치솟으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4.13%까지 뛰어 4%대를 넘어섰다. 이에 달러화 수요가 늘며 강달러를 더욱 부추겼고, 위안화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대한 부정적 주가 전망이나 경계 심리 등도 위안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는 이날 7.1% 급락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13년 7월 이후 9년여 만에 최저치다.

이외에도 베이징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증가해 투자 심리에 악영향를 끼쳤다. 향후 추가 봉쇄조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중국 인민은행(PBOC)은 이날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1년 만기 LPR를 전월과 동일한 3.65%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를 전월과 같은 4.30%로 각각 고시했다. 국내총생산(GDP) 발표마저 연기할 만큼 경제둔화 우려가 크지만, 금리를 내리기엔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매우 가파른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통화가치 급락은 아시아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엔·달러 환율 150엔 돌파를 계기로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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