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큰딸, 채팅방서 아버지 두둔…"러시아는 피해자"

모교 졸업생 채팅방서 가명 '마리아V'로 활동
서방 적극 비판…"어느 나라도 러 번영 원치 않아"
"크림반도 합병, 강제 아닌 국민 의지로 이뤄진 것"
  • 등록 2022-05-23 오후 5:40:30

    수정 2022-05-23 오후 5:40:30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큰딸인 마리아 보론초바가 소셜미디어(SNS)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고 서방을 비난하는 등 아버지의 행보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정황이 포착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큰딸 마리아 보론초바. (사진=abc뉴스 캡처)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은 러시아 독립언론 매체 메두자를 인용해 보론초바가 비밀 계정으로 모교인 모스크바국립대 의대의 졸업생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다수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보론초바는 푸틴 대통령의 전 부인 류드밀라 푸티나가 낳은 큰딸로 소아 내분비학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작년 가을부터 ‘마리아V(MariaV)’라는 이름의 계정으로 170여명이 있는 채팅방에서 대화를 해왔다. 메두자는 계정의 주인은 보론초바가 확실하다며 소식통 2명 등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마리아V는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푸틴 대통령의 주장과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그는 “서방의 어느 나라도 러시아의 번영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러시아는 공격자가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또 한 회원이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언급하며 ‘강제 병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마리아V는 이를 문제 삼으며 “합병은 강제가 아닌 국민의 의지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먼저 대응하지 않았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크림반도에 군대를 주둔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리아V는 자신이 푸틴 대통령의 딸임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한 회원이 그에게 “푸틴 대통령의 별장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라고 말하자 “좋아 해보자”라고 답하며 이모티콘을 붙이기도 했다.

메두자에 대화 내용을 공유한 드미트리 콜레제프는 “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라며 “그의 주변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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