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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27일 서울시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년도 제2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대한항공 경영진 일가족의 일탈행위와 삼성증권의 자사주 배당사건이 회사의 가치에 영향을 주고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하락시켰다”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사건 이후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라면서 “투명하고 독립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기금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 의의”라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자율 행동 지침이다. 총수일가의 갑질 논란 이후 대한항공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상태에서 국민연금이 기관투자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한 연구용역 결과가 보고된 뒤 지침 개정안 작업을 통해 오는 7월께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재계를 비롯한 기업들이 정부의 지배구조 간섭과 직접적인 경영 관여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620조에 달하는 기금을 운용하는 주체로서 섣부른 반응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민연금은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원칙적인 견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기업경영자에게 문제 대한 방안을 강구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방책을 요청할 것”이라며 “주주권을 영향력 있게 행사하되 신중하게 움직이는 마지막 의사 결정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한편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조기 도입을 제기하고 있으나 아직은 논의가 필요하다”이라며 “연구에 대한 결과가 나온 수준으로 위원회 위원들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기 도입을 위해서는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며 “지침과 개정안을 만들 때 공개된 장소에서 기업들의 생각을 반영하고 재계에서 연착륙을 원한다면 그 방안까지 고민할 것이다. 7월보다 도입을 당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수익성과 안정성 위해 중기 자산 배분안도 위원회가 심의해야 하는 중요한 의사 결정 안”이라며 “앞으로 5년간의 기금 목표수익률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자산군별 비중 등을 이날 실무진의 보고 내용을 토대로 오는 5월께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CIO) 관련해서는 현재 검증과정에 있으며, 조만간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현재 3명의 후보자에 대한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아직 국민연금 이사장으로부터 임명제청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CIO 후보 3인은 △곽태선 전 베어링운용 대표 △윤영목 제이슨인베스트먼트 고문 △이동민 전 한국은행 외자운용원 투자운용부장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복수의 후보자 검증을 동시에 하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 조만간 임명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