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목표가 ‘10만전자’를 제시했던 증권가에선 목표주가와 실적을 줄하향하고 있다. “5만전자 되면 산다”던 개인투자자들은 관망하는 분위기이며, 기존 주주들도 손을 털고 있다.
26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10% 내린 5만390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5만36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장중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월11일(9만6800원) 대비 44.31% 떨어진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면서 투자심리는 점점 얼어붙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5.35포인트(1.45%) 내린 2408.9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팬데믹 특수로 호황을 누린 정보기술(IT) 내구재 수요가 본격 둔화하면서 락다운에 대비해 비축해 둔 부품 재고가 쌓여가는 상황이다. 여기에 강달러 여파와 경제환경 급변으로 IT 예산 집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반도체 주문도 급감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잇따라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지난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조85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73% 떨어질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매크로(거시 경제) 환경 변화를 반영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3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목표주가 7만원도 나왔다. 이달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 중 최저치인 7만원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케이프투자증권(8만원), 한화투자증권(8만1000원), 유안타증권(9만원) 등이 줄줄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손실이 커지며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물타기를 멈출지 주목된다. 개인들은 올 들어 삼성전자 17조9860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세로 일관하는 것과 대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