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톡피아] 존리가 말한 “무릎서 사서 어깨서 판다”의 함정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투자 타이밍 예측 불가능”
“시장 아닌 기업에 집중해야”
  • 등록 2021-06-28 오후 5:10:33

    수정 2021-06-28 오후 5:10:3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사기 전에는 꼼꼼하게 따져서 사고, 사고 나서는 (계좌를) 자주 보지 말아야 한다. 제발 하지 말아야 하는 건 매일 MTS를 보면서 주문을 마구 남발하는 거다. 돈이 나를 위해 일해야 한다. 내가 돈을 위해 일하면 안된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유튜브 채널인 ‘주톡피아’와 인터뷰에서 이처럼 투자의 원칙을 강조했다.

1990년대 스커더 스티븐스 앤드 크락(Scudder Stevens & Clark)에서 코리아펀드를 운용했던, 월가의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인 그는 2018년부터 ‘경제독립’이란 문구가 적힌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금융 교육을 하고 있다. 투자에 무관심한 이들에게 “차와 집에 집착하지 말고, 커피 사 먹을 돈으로 주식을 사라”고 외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가 늘 강조하는 ‘장기 투자’를 대한민국 금융 교육에 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펀드 등 금융 상품을 고를 때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했다.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자금의 목표를 정한 다음에 투자 철학에 따라 투자하라는 것이다. 제일 피해야 하는 것은 ‘자주 사고 파는’ 행위로 펀드라면 운용 보고서와 투자 설명회를 신중히 살펴볼 것을 권했다.

그는 투자 섹터로 인공지능이나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등을 권했다. 국가별로는 ‘비싸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을 추천했다.

다음은 존 리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펀드 운용사부터 투자자산까지 상품의 수가 많은데, 어떻게 골라야 하나.

―우선 펀드 운용회사의 투자철학이다.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데 펀드 매니저가 매일 사고 팔면 골치 아프다. 매매 회전율을 봐야 한다. 300~400% 되면 그 펀드는 피하는 게 좋다. 장기간 투자를 한다면 1% 수수료 차이도 크다. 복리와 똑같다. 투자 성향과 자금 목적에 맞게 선택하면 되는데 원리금 보장 상품만 넣지 않으면 된다. 그건 자신의 퇴직연금을 보고 “너 일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 사기 전에 꼼꼼히 따져보고 산 다음에는 자주 들여다 보지 않는 것을 권한다.

△ 꼼꼼하게 따져보기 위해 눈여겨 볼만한 섹터가 있을까.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 헬스케어,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회사거나 제조업은 쉽지 않겠지만 특허를 갖고 있거나 가격 경쟁력이 있다면 달라질 수 있다.

△ 국가별로은 어떻게 판단하나.

―한국 주식 가격은 비싸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한국은 발전된 나라고, 자동차부터 바이오까지 산업이 다양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이다, 한국 증시는 ‘박스권’이다 이런 말이 있는데 그렇게 만든 사람이 바로 우리다. 퇴직연금을 원리금 보장 상품에 넣어놓고 ‘박스피‘라고 하는 건 스스로 방치해 놓고 ’한국은 안된다‘고 말하는 셈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점점 쌓이는데 주식투자 비중이 아직도 굉장히 낮다.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지적 등이 계속 나오는데, 그러다 보면 주식으로 자금이 유입될 거라고 생각한다. 사업가 정신을 가진 젊은이들이 창업한 회사들로 자금이 유입되면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미국에서 새로운 기업이 나오는 이유가 딱 한가지다. 퇴직연금을 제대로 쓴 거다. 퇴직연금을 원금보장에 넣지 않고 주식에 투자했고, 그 자금이 기업으로 흘러들어갔다. 구글, 애플도 그런 자금이 있어 성장이 가능했던 회사들이다. 그런 생태계를 만드는 게 자본시장이 하는 역할이다. 제도적으로 많이 달라지고 있고 더 나아질 것이다.

△ 주식 투자할때 자세를 짚어보자면.

―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다들 수익률을 말한다.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으면 좋겠다. 의미 없다. 타이밍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다. 이건 마라톤을 뛰는데 100미터마다 기록을 재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신 어떤 이유로 특정 종목이나 펀드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주식이나 펀드는 꾸준히 모아야 하는 것이다. 시장이 좋지 않으면 일단 현금화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반등하면 그때 사도 늦지 않다는 거다. 어깨에서 팔고 무릎에서 사라는 말도 있다. 그 타이밍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걸 맞추려고 하면 현명한 투자가 아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폭락할 때 많은 이들이 현금화를 조언했다. 그랬다면 회복을 못하고 있을 거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겸손이다. 기업에 대한 공부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악재 때문에 당분간 어렵겠지만 언젠가 좋아질 거란 확신이 있으면 그렇게 조정을 받을 때 더 산다. 기업을 보고 투자해야지, 시장을 보고 투자해선 안된다.

△ 좋은 기업을 찾는 팁이 있나.

―특별히 그런 건 없다. 펀드매니저도 다 똑같다. 발품이다. 회사 가 보고 공장도 가보고 재무제표 보고 똑같다. 동일한 종목도 어떤 펀드 매니저는 사고, 누군가는 팔지 않나. 투자라는 것은 답이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회사가 가진 경쟁력과 자산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투자를 한다는 본질은 같다. 개인 투자자도 온라인을 통해 이런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다. 제발 하지 말아야 하는 건 매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보면서 주문을 남발하는 거다. 회사(주식)의 돈은 그 회사 직원들이 일해서 버는 것이다. 즉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해야지 내가 돈을 위해 움직이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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