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포켓몬빵 열풍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포켓몬 캐릭터의 저작권이 일본 기업에 있는 만큼 ‘노재팬’ 운동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과 국내 기업이 판매하는 빵에까지 노재팬 운동을 적용하는 건 과하다는 입장이 맞서면서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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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포켓몬빵 재출시를 위해 국내 저작권을 가진 포켓몬코리아와 라이선스(사용권) 계약을 맺었다. SPC삼립이 포켓몬빵 판매액의 일정 금액을 로열티(수수료)로 지불하는 구조다. 포켓몬코리아는 일본 기업 더 포켓컴퍼니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현재 SPC삼립 측이 로열티 상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적지 않은 액수를 지불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는 관례에 따라 보통 판매액의 10% 미만을 로열티로 지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포켓몬코리아의 올해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소비자들은 포켓몬빵 열풍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9년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 조치로 촉발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벌써 잊었냐는 것이다. 여기에 포켓몬 개발사가 과거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해 논란이 일었던 점도 전해지면서 포켓몬빵 불매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모(30세)씨는 “노재팬 운동으로 들끓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포켓몬빵에 그렇게 열광을 하느냐”며 “(포켓몬빵 열풍을 두고)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조롱한다는 이야기도 있더라. 우리나라의 냄비근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같아 창피하다”고 전했다.
반면 국내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까지 불매 운동을 하는 건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모(26세)씨는 “로열티가 지급된다고 불매운동을 해야하는 거면 요즘 세상에 살 수 있는 제품이 없다”며 “띠부띠부씰에 대한 로열티만 일본에 지급하는 거지 빵은 우리나라 제품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일본 언론은 한국의 포케몬빵 열풍을 조명하면서 “노재팬은 끝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 경제전문지 겐다이비즈니스는 최근 “(한국의) 포켓몬빵 소동을 보면 노재팬은 이미 과거의 일”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국에서는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주술회전’이 개봉 직후 관객 수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며 “(포켓몬빵의 인기와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의 뿌리 깊은 인기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