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심장질환 아동을 만났을 당시 찍힌 사진을 두고 “조명을 동원한 촬영”이라고 주장해 형사고발 당한 가운데, “허위사실을 유포한 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2일 장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기분 모욕죄, 기분 나쁨 죄 정도는 될 수 있겠다”며 “아동의 빈곤과 아픔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한 빈곤 포르노를 찍은 건 맞다”고 다시 한 번 김 여사의 사진을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카메라 기종과 수행원이 몇 명인지도 알고 싶다. 카메라 핀 조명을 사용했는지도 알고 싶다”며 “그 진실은 대통령실에서 밝히면 된다.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찾았다.(사진=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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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외신과 사진 전문가들이 ‘조명 안 쓰고는 이렇게 나올 수가 없다’고 콘셉트 사진을 찍은 것을 분석한다면서 “캄보디아의 전형적인 서민 주택인데 한국처럼 백열전등이 껴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국회의원실에서도 조명 없이 찍으면 그런 영상이 나오지 않는다”고 거듭 조명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대통령실이 ‘빈곤 포르노’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도둑질은 도둑질”이라며 “불을 켜고 도둑질했든 끄고 도둑질했든 빈곤 포르노를 찍은 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장 최고위원은 “반사판도 없었는지, 그런 거 다 엄밀하게 공개해서 확인해주면 좋겠다”면서도 “조명이 있고 없고는 사실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촬영한 거 자체가 부적절한 행동이자 외교 결례이고 아동인권 침해 사례이다. 입장이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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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장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이 야당 의원을 대상으로 헌정 사상 최초로 고발조치 했다”며 “재갈을 물리기 위해 고발하고 겁박한다면 거기에 응하면 안되지 않겠나”라고 응수했다.
앞서 장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동남아 순방 중 캄보디아의 환아를 만나 촬영한 사진을 두고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된다.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고 그 누구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돼서도 안 된다”고 발언했다.
여기에 더불어 그는 “최소 2~3개의 조명 등 현장 스튜디오를 동원한 콘셉트 촬영”이라고 주장해 여권에서 거센 비판이 나왔다.
결국 대통령실은 이날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장 최고위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대통령실은 장 최고위원의 고발사실을 밝힌 입장문에서 장 최고위원이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는 점, 외신에 근거가 있다는 허위사실을 부각했다는 점, 외교 국익을 침해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