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5.18 묘지 방명록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아버지는 여기에 묻혔다”고 적었다.
|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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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를 방문해 희생자 묘역을 참배했다. 전씨는 참배 전 방명록에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라고 적었다.
전씨의 이같은 메시지는 2019년 조모 이순자씨가 한 우익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내 남편 전두환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며 망언을 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전씨는 희생자 묘소를 돌며 참배에 나섰다. 희생자들 영전서 무릎을 꿇은 전씨는 자신의 코트를 벗어 묘비와 영정을 닦아내기도 했다.
‘학살자’ 후손의 사죄를 유족들과 오월 단체들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18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우원 씨가 순수한 마음으로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상 규명 이후에는 사죄와 용서, 화해와 상생으로 가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우원 씨의 사죄가 하나의 계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묘지관리사무소 김범태 소장은 “우원씨는 5·18과 무관하고, 하지 않아도 아무 일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럼에도 결단하고 찾아온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우원씨를 안내하며 자신도 눈물을 글썽인 사실을 전하며 “제가 그 많은 사람을 집례하며 눈물을 글썽여본 적이 없다. 전두환 본인이 직접 왔어도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소장은 특히 전씨가 외투를 벗어 묘비를 닦는 모습을 보고 “진정성이 느껴져 감정이 복받쳤다”며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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