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시험과 면접 등 부담스러운 상황을 앞두고 연인과 포옹하면 막상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 효과는 여성에게만 나타났다.
| 한 연인이 시내에서 포옹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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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독일 보훔루르대학교 연구진은 연인과의 포옹으로 스트레스를 경감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만 19~32세 연인 38쌍(76명)을 대상으로 포옹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모든 참가자에게 한 손을 얼음물에 담근 상태로 3분 동안 견뎌야 하는 스트레스 유발 테스트를 받게 했으며 이에 앞서 연인 절반은 별도의 방에서 20초 동안 껴안고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실험 전후 참가자의 타액에 섞인 호르몬 ‘코르티솔’과 ‘옥시토신’, 혈압 등 스트레스 관련 수치를 측정했다. 코르티솔은 급성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물질이며 옥시토신은 코르티솔의 활동을 억제하는 호르몬이다.
그 결과 연인과 포옹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확연히 낮은 코르티솔 수치와 높은 옥시토신 수치를 보였다. 포옹을 한 여성은 스트레스를 덜 받은 것이다.
하지만 남성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논문에 참여한 줄리언 팩하이저 신경과학 박사는 “포옹이 여성과 달리 남성에게는 어색한 행위로 받아들여져 효과가 감소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실험에서 감지되지 않았을 뿐 남성에게 포옹의 영향력이 전혀 없다고 아직 단언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시험과 면접, 발표 등 긴장되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연인과의 포옹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친구와의 포옹도 이와 유사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