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기다리던 이용수 할머니 내동댕이..."국회 경호원 처벌해야"

  • 등록 2022-08-04 오후 7:01:15

    수정 2022-08-04 오후 7:01:1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4) 할머니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려 국회에서 대기하던 중 경호원들의 과잉 제지로 넘어졌다.

이에 대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 할머니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추진위원회(추진위)’는 4일 낮 12시 20분께부터 펠로시 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국회 사랑재에서 기다렸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55분부터 오후 1시께까지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사랑재에서 오찬을 했다.

사고는 펠로시 의장이 사랑재에 도착하기 전 일어났다. 국회 경호팀은 펠로시 의장의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이 할머니가 타고 있던 휠체어를 옮기려 했고, 이 과정에서 이 할머니가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가 4일 국회 사랑재 인근에서 국회 경호원들에 의해 휠체어에서 옮겨지고 있다 (사진=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추진위원회)
추진위가 공개한 당시 영상에는 이 할머니가 “놓으라”, “나 죽는다”고 소리치는 장면과 여러 명의 경호원이 “할머니 일어나세요, 이러다 다치세요”라며 그를 일으키려는 과정이 담겼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할머니에게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주는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다”면서 “90대의 피해자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국회 경호담당관실을 규탄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공식 사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라고 했다.

정의연은 또 국회 경호담당관실의 전화번호를 SNS에 공유하며 “항의 전화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이날 이 할머니의 펠로시 의장 면담은 불발됐다. 추진위는 전날 펠로시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위안부’ 문제를 미국 하원이 채택한 ‘위안부 결의안 121호’(HR121호)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며 이 할머니 면담을 요청했다.

이 할머니는 사고 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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