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다 했다" 멍투성이 초등생 친부·계모 구속...친모 '절규'

  • 등록 2023-02-10 오후 6:26:28

    수정 2023-02-10 오후 6:26:2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12살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친부와 계모가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10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A(40)씨를 구속했다, A씨 부인 B(43)씨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로 구속됐다.

황미정 인천지법 영장담당 판사는 이날 오후 A씨 부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 전 A씨는 “아들을 때렸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저는 안 때렸고 (아내가 때리는 모습을) 본 적은 있다”고 말했다. “아들을 학교에 왜 안 보냈느냐”는 질문엔 “그것도 B씨가 다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남편과 같은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영장실질심사 법정으로 향했다.

12살 초등학생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모 A씨와 친부 B씨가 1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씨는 지난 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인 C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도 평소 상습적으로 C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숨진 C군의 몸에선 외부 충격으로 생긴 ‘타박흔’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A씨 부부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C군 몸에 든 멍에 대해 “자해해서 생긴 상처”라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을 번복하면서도 “훈육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C군 빈소를 지키고 있는 친엄마는 “아들이 너무 말라 뼈가 살을 뚫고 나올 정도였다”고 말하며 A씨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18년 이혼한 뒤 B씨와 재혼했고 둘 사이에서 낳은 자매와 C군을 함께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C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최근까지 학교에 나오지 않아 교육 당국의 집중 관리대상이었다.

A씨 부부는 “필리핀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서 ‘홈스쿨링(집에서 교육하는 방식)’을 하고 있다”며 학교 측의 안내도 거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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