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 시가총액이 24일 상장 후 처음으로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는 최저가를 기록해 41만원 대로 내려 앉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외국인이 물량을 대거 쏟아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보다 2만5500원(5.77%) 하락한 41만6500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장 중 41만6000원까지 하락해 최저 기록을 새로 썼다. 전날 103조428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5조 9670억이 증발해 97조461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외국인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 750억원 어치를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16억원, 83억원어치를 받아 냈지만 주가를 방어하지는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 편입을 앞두고 기관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종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24.0%가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69% 하락한 것과 비교해 낙폭이 컸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LG에너지솔루션을 순매도해 총 5526억원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은 3431억원을 순매수해 낙폭이 클 때마다 저가 매수 전략을 취했다.
LG에너지솔루션 뿐 아니라 밸류이에션이 높았던 2차 전지 관련 종목 전반이 최근 조정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096770)과
삼성SDI(006400)은 이날 각각 2.98%, 6.01% 하락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도 테슬라가 7%, 리비안이 8% 급락하는 등 전기차 업체 주가가 약세였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비교 기준이 됐던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업체 CATL의 주가도 최근 하락했다. 지난해 말 280조원 대였던 CATL의 시가총액은 최근 220조원대로 줄어들었다. SK증권에 따르면 CATL의 2022년 예상 EV/EBITDA 배수(기업가치를 상각 전 영업이익으로 나누는 가치 평가법)는 30.4배인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이 44.1배로 LG에너지솔루션이 고평가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거두면서 수익성 우려가 커진 탓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전기차 출하 증가가 더딘 데다 리콜 물량을 우선 생산했기 때문이다. 2차 전지 원가의 60%를 차지하는 소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분리막과 전해액 가격 전가가 어려운 점도 수익성 악화 요소다. 양극재 원재료인 리튬 니켈 망간도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2차 전지 소재 가격이 상승해 배터리 셀 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 중”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부터 고속 성장이 예상되지만 올해 생각보다 낮은 수익성으로 투자자에게 근심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