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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가능성을 처음 공식 언급했다. 앞으로 3년의 경영 정상화 기간을 갖는다는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박삼구 전 회장의 애정이 각별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압박에 백기투항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그룹은 아울러 박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산은에 담보로 추가 제공키로 했다.
산은은 금호그룹이 지난 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산은은 금호그룹이 제출한 안을 검토하기 위해 채권단 동의절차를 거친 후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자구안 내용 중 핵심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안이다. 금호그룹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산은과 MOU를 체결하고 앞으로 3년간 이행 여부를 평가 받겠다고 했다. 만약 목표에 미달하는 경우 산은이 주도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능성을 거론한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박 전 회장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는 게 금호그룹의 자평이다.
금호그룹은 또 앞으로 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보유자산을 포함한 자산을 매각해 채권단의 지원 자금을 상환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산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금융기관 차입보다 시장성 차입이 워낙 많다”며 “채권단 회의와 함께 시장의 평가를 수렴한 후 MOU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단 자구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