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73%, 3.95%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조6625억원, 485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올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6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신흥국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아시아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뚜렷한 양상이다. 올해 신흥국 주도로 제조업 중심의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이익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흥국 대비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약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약 82억70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며 “올해 남북관계 긴장 정도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실적이 외국인 매매를 결정할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글로벌 경기 확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정보기술(IT)·금융 등 업종의 실적 안정성이 개선되면서 올해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동안 원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향후 안정화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것도 외국인 수급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50원대로 내렸으나 곧바로 급등해 10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그간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았던 외환당국의 스탠스가 일정부분 드러난 만큼 강세 일변도의 움직임은 당분간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원화 강세가 주춤해지면서 향후 국면이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 강세는 외국인 입장에서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최근 원화 강세는 수출 호조 지속과 글로벌 경기 회복 등에 따른 결과라 외국인 자금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원화 강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외국인 매수세를 제한할 유인이 생겼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