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딸 더듬거려 놓고 거짓말…가해 학생만 '인권' 있나요?"

피해 여학생 부모 "학교 미온적 대처에 2차 피해"
  • 등록 2022-07-28 오후 9:35:42

    수정 2022-07-28 오후 9:36:42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경북 구미의 한 특수 목적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의 학부모는 학교 측의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2차 피해를 호소하며 가해 남학생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28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0월29일 구미 A고교에 다니는 B양은 경북 영덕에서 열린 현장체험학습을 마친 후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의 남자친구 C군이 옆자리에서 치마 속을 만지는 것을 알아채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학교에 도착 후 B양은 친구들과 저녁을 먹은 뒤 룸카페에서 영화를 봤지만 그곳에서 C군은 또 B양의 속옷을 더듬거렸고 이를 거부하자 성추행은 몇 번이고 반복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사실은 B양과 C군의 여자친구가 학교 보건 교사에게 털어놓으며 알려졌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1월30일 회의를 열어 C군에게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학교 봉사 5시간, Wee 클래스의 학생 및 학부모 특별교육 등의 조치를 각각 2시간씩 내렸다.

사건과 관련해 위원회는 “C군이 신체에 접촉한 일로 인해 B양의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지만,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이라 지속성은 없다”며 “자면서 의도치 않게 이뤄진 행동으로 고의성 또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두 차례 이어진 경찰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 C군의 ‘잠결에 그랬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판명 났다.

경찰과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은 지난 6월21일 C군의 죄명을 아동·청소년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으로 결정했다. 사건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됐다.

A고교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후에도 B양과 C군을 분리 조치하지 않았다. 피해 학생인 B양이 따돌림을 당하고 사실과 다른 소문이 학교에 퍼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B양의 학부모는 이 같은 A고교의 미온적인 대처로 2차 피해까지 발생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교장 등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가해 학생의 인권이 중요하다’는 대답뿐이었다”며 “사건 당사자들을 각각 교실과 복도로 분리해 주겠다는 조치는 지켜지지 않았다”고 뉴시스에 전했다.

그러면서 “이달 초 학생들에게 사건의 진실을 해명할 기회를 줄 것을 학교 측에 요청했다”며 “교장은 ‘사실을 말하는 건 좋은데 욕은 하면 안 됩니다. 우린 교육청의 지시에 따라 다 처리했습니다’고 답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학생들이 C군에 대한 처벌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받기도 했다”며 “정작 교장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A고교 측은 “사건을 인지한 후 학폭위가 열리기 전 3일 동안 B양과 C군을 분리 조치했다”며 “구미교육지원청의 지시에 따라 정상적으로 처리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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