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살해 동생’ 부모 “죽은놈·죽인놈 다 내 자식” 선처 호소

  • 등록 2021-07-14 오전 12:05:00

    수정 2021-07-14 오전 12:05:0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친누나를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20대 남성의 결심 공판에서 그의 아버지가 호소문을 낭독했다.

친누나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남동생 A씨가 지난 5월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죽은 놈도 제 자식이고, 죽인 놈도 제 자식”이라며 미리 써온 호소문을 읽어 내려가던 A씨의 부친은 연신 어깨를 들썩거리며 울었고, 이 모습을 방청석에서 지켜보던 모친 역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13일 오전 인천지법 제12형사부(김상우 부장판사) 심리로 친누나 B(30대·여)씨에게 수십 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를 받는 A(27·구속)씨에 대한 결심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A씨의 아버지 C씨는 “피해자(B씨)와 피고인(A씨)의 부모에게도 의견을 밝힐 기회를 주겠다”는 재판장 말에 법정 내 증인석에 앉았다.

그는 호소문을 바지 주머니에서 꺼낸 뒤 “지금은 저희 곁에 아무도 없는 두 남매의 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C씨는 “(딸이 사망한 후) 미치고 죽을 것만 같아 세상을 등지려고 마음먹었다”면서 “저 못난 아들(A씨) 건사할 사람도 없고, 가족공원에 혼자 외롭게 있는 딸(B씨)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 그러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그는 “딸은 부모 잘못 만나 고생만 하다가 꿈도 제대로 펼쳐 보지 못하고 동생에 의해 하늘나라로 갔다”면서 “제가 살면서 자식을 위해 향을 피울지는 몰랐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C씨는 “착하고 성실해 말 잘 듣던 아들이 어떻게 그런 큰일을 저질렀는지 생각하면 너무 괘씸하다”면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아들을 대신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죽은 놈도 자식이고 죽인 놈도 모두 제 자식”이라고 말했다.

C씨는 “물론 죗값을 치러야겠지만 딸에게 용서를 구하고 하나 남은 아들이 제품에 돌아올 수 있게 선처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19일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주거지에서 누나 B씨의 옆구리와 가슴, 목 부위 등을 흉기로 30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후 B씨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식비 등 생활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A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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