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무용 르네상스 이끈 무용가 김백봉 별세...큰 별 지다

무용 현대화를 이끈 최승희와 함께 한국무용의 역사
‘부채춤’ ‘화관무’ 등 한국 신무용 창시자
현재 한국무용을 이끄는 수많은 제자 양성
  • 등록 2023-04-12 오전 4:25:11

    수정 2023-04-12 오전 4:31:25

한국무용의 르네상스를 이끈 무용가 김백봉 선생님.
[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한국무용의 르네상스를 이끈 김백봉(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무용가가 11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고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 ‘부채춤’과 ‘화관무’의 창시자로서 한국 무용 르네상스의 정점을 이룩한 무용가이다. “김백봉을 제외하고 한국무용을 논할 수 없고 특히 군무(群舞)는 그의 영향으로 이뤄졌다”(송범 전 국립무용단장)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20세기 한국무용의 개척자가 최승희, 조택원, 한성준이라면 한국무용 르네상스의 정점에 김백봉이 있다는 평이 과하지 않다.

고인은 1927년 평안남도 평양 출신이다. 1943년 최승희 무용단원으로서 일본·만주·중국·동남아시아 각국을 순회 공연했다. 최승희는 고전 무용의 현대화를 이끈 시초로 한국 무용계의 전설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백봉은 1944년 스승 최승희의 남편인 안막의 동생 안제승(1928~1998)과 결혼했다. 1946년에는 최승희와 함께 평양에서 최승희 무용단 제1무용수겸 부소장, 상임안무가로 활동했다. 6·25전쟁이 일어나자 남편과 함께 월남하여 1953년 서울에서 김백봉 무용연구소를 설립했다.

‘김백봉 부채춤’은 평안남도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국 전통춤의 근 현대 과정 속에서 성장하고 꽃피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춤이다. ‘김백봉 부채춤’의 형태적 특징은 중후함, 유연함, 탄력성을 들 수 있으며 부드러운 곡선과 음양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춤사위 그리고 한국적 정서가 깊게 묻어나는 부채춤만의 독특한 예술미학적 기법 등이 그 춤의 철학으로 삼고 있다.(자료 출처=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1954년 서울 시공관에서 김백봉 무용발표회를 통해 창작무용 작품인 ‘부채춤’과 ‘화관무’를 선보였다. 특히 ‘부채춤’은 ‘Expo ’70‘ ’1972 뮌헨 올림픽‘ 등에서 선보이면서 한국의 대표 춤으로 자리를 굳혔다. 김백봉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의 안무와 지도도 담당한 바 있다. ‘김백봉 부채춤’은 전 세계에 한국문화의 품격있는 매력이 알려지기 이전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으로 자리매김해 ‘무용 한류’의 원조라 할 수 있다. ‘김백봉 부채춤’은 1992년 명작무로 지정됐고, 2014년에는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2018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재해석한 ‘부채춤’을 선보여 ‘김백봉 부채춤 보존회’로부터 “한국의 아름다운 부채춤을 소재로 독창적인 재해석을 구현해 냄으로써 부채춤의 위상과 미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드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의미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김백봉은 1965년부터 경희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로 재직해 1992년 정년퇴임을 했다. 1995년에는 김백봉춤 보전회가 결성됐다. 이후 한국종합예술학교 무용원 명예교수, 경희대학교 무용학과 명예교수, 제5대 서울시무용단 단장을 역임했다.

1953년 서울시 문화상, 캄보디아 문화훈장, 대한미국예술원상, 1981년 보관문화훈장등을 수상하였고, 1988년 서울올림픽 식전행사공로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1999년에는 ‘20세기를 빛낸 예술인’으로 선정되었다. 2005년 은관문화훈장, 2015년 제2회 이데일리문화대상 공로상, 2016년 대한민국을 빛낸 최고의 명인상, 2017년 제 58회 3.1문화상 예술상을 수상했다.

김백봉 무용가가 2015년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뒤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고인의 주요작품으로는 ‘부채춤’과 ‘화관무’외에도 ‘장고춤’ ‘무당춤;광란의 제단’과 ‘청명심수’ 등이 유명하다. 최승희의 보살춤을 재현한 ‘만다라’, 무용극 ‘우리마을의 이야기’ ‘바라’ ‘종이여 울려라’ ‘종의정’ ‘심청’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아들 안병철(경희청한의원 원장), 무용가 안병주(경희대학교 무용학부장), 안나경((사)김백봉춤연구회 이사장)와 사위 장석의 씨가 있다. 손녀인 안귀호(춤이음 부대표)도 현재 김백봉 무용가의 계보를 이어 활발한 무용활동을 펼치고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오는 1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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