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점포 폐쇄로 발생하는 고객불편 해소를 위해 대안으로 제시한 혁신점포가 등장한 지 6개월이 지났다. 고객 접근성 제고를 위해 전국 편의점을 활용했지만 아직까지 혁신점포 서비스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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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점포에는 은행 상담원과 영상 상담 연결이 가능한 종합금융기기 STM(스마트 텔러 머신)을 비치했다. 현금 입·출금과 같은 기존 ATM 업무뿐만 아니라 금융거래를 위한 신분확인 바이오 인증이 가능해 △계좌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OTP(보안카드) 발급 등이 가능하다.
지난 13일 방문한 점포에서 만난 인근 주민들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인근 아파트에 7년째 거주 중이라는 김모(69)씨는 “장소가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인근 1km 내에 은행 지점이 한 곳도 없었는데 혁신점포 덕에 입출금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김씨가 이용한 서비스는 현금 인출이 전부였다. 혁신점포에서 계좌개설이나 카드발급도 가능하지만 고령층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신청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아서다.
그는 “원래 다른 은행을 이용하고 있다”며 “현금 인출 때마다 수수료를 내는 게 아까워 은행 계좌를 개설하려고 했지만 기계를 이용해 신청하는 게 어려워 중도에 포기했다”고 전했다.
STM 초기화면에도 가장 크고 가장 눈에 잘 띄도록 ‘계좌개설’ 버튼이 마련돼 있었다. STM에서 신분증 확인 및 얼굴·육성 확인 절차를 거쳤다. 육성 확인을 위해 상담원과 통화를 마치자 갑자기 초기화면으로 절차가 돌아갔다.
두 번째 시도에서는 상담원이 직접 진행을 도와줬지만 주소 입력을 위한 검색이 원활하지 않아 시간이 걸렸다. 20분이 경과해 모든 절차를 끝낼 수 있었다. 드디어 계좌개설인가, 하던 찰나 ‘계좌개설 거절’ 문구가 잠깐 뜨더니 곧바로 명세표가 출력됐다. 명세표에 적힌 문구는 ‘은행 직원에게 문의 바랍니다’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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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점포를 찾은 지난 12일 개설 첫날이라 실제 이용주민은 많지 않았지만 기대감은 높았다.
건국대에 다니는 최모(20) 씨는 “집 주변 가까운 데 은행업무를 볼 장소가 있으면 나쁠 건 없지 않느냐”며 “대부분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업무를 보지만 비밀번호 오류가 난다든지 할 때 방문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화상상담을 통해 혁신점포 인근 아파트를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담을 진행했다. 대부분 상담이 매끄럽게 진행됐지만 한도 상담만 가능할 뿐이었다. 실제 대출실행까지 이어지려면 창구를 찾아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대면점포만큼의 밀도 있는 은행업무는 어렵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아직 초기단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변에 은행지점이 없는 곳에 혁신점포가 설치돼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혁신점포가 대면점포를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지 시험 중”이라며 “앞으로도 보완을 통해 점포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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