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라도 도움의 손길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지만 저소득 독거노인과 장애인, 아동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은 추운 겨울만 지내기 힘든 게 아니다. 그들에게는 사계절 내내 삶이 어렵고 버겁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국가의 복지 시스템이다. 나눔과 도움이 집중되는 연말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고 돕는 정책이 복지다.
헌데 이 복지를 두고 말이 많다. 국가가 마냥 돈을 퍼준다며 현금복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고 복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탓에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도 한다. 사람들이 정부가 퍼주는 돈을 바라보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복지분야 전문가들은 항상 우리 복지를 평가하며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복지시스템이 걸음마 단계라 보는 전문가도 많다. 수치 상으로도 이런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문제는 무책임하게 내뱉는 퍼주기니 포퓰리즘이니 하는 비판이 사회에 꼭 필요한 복지시스템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양산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가 세금을 들이붓는 정치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편견을 심어주기도 한다. 이런 부정적 인식이 잘못 확산하면 소외된 이웃을 마치 세금을 축내는 짐 정도로 여기는 생각도 생겨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실제로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저소득층에게 현금을 주면 모두 밥 대신 술을 사 마신다”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뜨리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복지 확대와 그에 따른 재정 악화가 정말 걱정이라면 `복지는 나쁜 것, 복지는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하는 것에 앞서 보다 건설적인 대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연말에만 유달리 신경이 집중되는 어렵고 소외된 이웃이 1년 365일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음을 기억하며 복지시스템을 냉정하게 바라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