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건방지다 vs 金 범죄자” 김종인·안철수 ‘오래된 악연'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했음에도 여전히 신경전 지속 중
"김종인은 범죄자"·"발언 사과하라" 대리전 양상까지
좁힐래야 좁혀지지 않는 관계…합당까지 파열음 예상
  • 등록 2021-04-14 오전 6:05:00

    수정 2021-04-14 오전 6:05:00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재·보선을 승리로 장식했음에도 여전히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양 측근이 나서 공방을 주고 받는 ‘대리전’ 양상까지 벌어지는 형국이다. 내년 정권 창출을 위해 야권이 통합 구심점을 찾아도 모자른 상황에서 오히려 분열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이 확실해진 8일 자정쯤 서울 여의도 당사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축하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이 쏘아올린 작은 공…“야권 승리? 건방져”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지난 8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을 축하하며 ‘야권의 승리’라고 한 것을 두고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느냐, 자기가 이번 승리를 가져왔다는 것인가”며 “야권의 승리라고?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에 기여한 부분을 사실상 평가절하한 셈이다.

이어 “지금 야권이라는 것은 없다. 몇몇 사람이 자기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야권을 부르짖는 것이다”며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야권은 대통합과 정권교체의 기조에 맞는 비전과 내용을 채워야 한다”며 “제대로 된 야권이라면 문재인 정권의 실패가 대한민국의 실패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국민의힘 자력으로 일궈냈다는 김 전 비대위원장의 뜻과 반대된다.

김 전 위원장의 힐난에 대해 안 대표는 “정확한 표현은 그게 아니었던 거 같다. 야권의 혁신, 대통합, 정권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 그걸 부인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나”라며 “김 전 위원장이 이번에 많이 노력하셨다는 건 많은 분이 알고 계시다 생각한다”고 하며 직접적인 대응은 피했다.

“김종인 범죄자” vs “발언 사과하라”

김 전 위원장의 ‘건방지다’라는 표현을 두고 양측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특히 국민의당 측에서 김 전 위원장을 ‘범죄자’라고 규정하며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화성시 의원이자 당 전국청년위원장인 구혁모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종인이 ‘김종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야권은 오로지 국민의힘만 있다는 오만불손함과 정당을 단순히 국회의원 수로만 평가하고 이를 폄훼하는 행태는 구태 정치인의 표본이며 국민에게 매우 건방진 행동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무엇보다 구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애초에 국회의원 시절 뇌물수수로 징역형을 받아 의원직이 박탈된 범죄자 신분이었으니 쌓았던 공도 그렇게 크진 않은 것 같다”고 비꼬았다. 김 전 위원장이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2억 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통합하겠다는 당의 비대위원장이 물러나자마자 범죄자까지 나온다”며 “이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공개적으로 더 크게 문제 삼겠다”고 경고했다.

‘합당의 길’ 멀고 멀어질까 우려도

김 전 위원장과 안 대표의 악연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많다. 다만 두 사람이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2011년에 이미 관계의 시작과 함께 끝이 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2011년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안 대표는 ‘새정치’를 기치로 내세워 한껏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의 이른바 ‘멘토’(조언자)로 불렸고, 안 대표에게 다음해인 2012년 4월 총선에 출마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 말을 듣지 않고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직행, 결국 무소속이던 박원순 후보에 양보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가 양보를 한 게 아니라 중도 포기를 했다고 생각했고,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멀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국민의힘·국민의당이 합당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양측의 대표격인 인물들이 지속적으로 감정적인 앙금을 쌓아나간다면 합당의 길은 멀고 멀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물론 아름다운 합당을 기대했던 건 아니다. 김 전 위원장과 안 대표가 가까워질래야 가까워질 수 없는 건 모두가 안다”면서도 “이렇게 파열음을 계속 내게 된다면 양측 당원 및 지지자들이 합당에 소극적일 수 있다”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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