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보단 제자?…'국시 거부' 비호 나선 서울의대 교수들

서울의대 교수들 학장 명의 성명 발표
"집단행동은 열정의 산물…불이익 시 우리가 나선다" 경고
  • 등록 2020-08-27 오전 12:05:00

    수정 2020-08-27 오전 7:14:27

전국의사 2차 총파업 첫날인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벗어놓은 가운 앞으로 병원을 방문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반발하며 의사국가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을 비호하고 나섰다.

서울대 의대는 26일 신찬수 학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신찬수 학장을 비롯한 보직교수·주임교수 47명은 이날 긴급 회의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지역 간 의료 격차, 필수 비인기 전공과목 인력 부족 등 정부의 문제의식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현재 추진 중인 것과 같은 비현실적인 대책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 뿐더러 장차 더 많은 문제를 창출하리라는 것이 우리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은 20~3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보건의료발전계획 차원에서 신중하고 면밀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에 즉각 정책 강행을 중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이후 의료계와 함께 원점부터 심도 있는 공론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교수들은 전공의 파업과 의대생 시험 거부에 정부가 강경한 대응을 취할 경우 집단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의대생, 전공의에 대해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난이 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나 이들의 집단행동은 불합리한 의료정책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순수한 열정의 산물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당한 주장을 하는 제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것이나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혹시라도 의과대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스승인 우리 교수들이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의료계 파업과 의사 국가고시 일정들을 고려할 때 9월초가 지나면 의정 대립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면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결정적 기로를 앞에 두고 사태해결의 열쇠를 쥔 정부의 지혜로운 결단을 간절한 마음으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의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26일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하자 의대생들도 시험 거부로 가세하고 있다.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은 오는 9월 1일 예정돼 있다.

전날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응시자 대표 40인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국민과 의료계 모두에 중대한 해악을 끼치는 정부의 의료 정책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접수를 취소한 이들은 2800여명으로, 전체 응시자 대비 92.8%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응시생들의 취소 의사를 재차 확인한 뒤 시험을 거부하면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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